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1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수록된 序詩의 제목은 '사랑의 서시'이며
목차에서는 '봄 ! 초록빛 생명이 움트는 새 날'에 11편,
'여름 ! 푸른 바다 파도위 갈매기의 사연'에 11편,
'가을 ! 낙엽쌓인 포도의 회색 하늘 정취'에 11편,
'겨울 ! 백설의 광야에 홀로 선 소나무'에 11편,
그리고 '뒷풀이 한마당 -
멍석깔고, 재주넘고, 행복찾는 짓거리'에 16편,
합계 61편의 詩와 後記로 편집된 詩集입니다.

1995년 11월6일 인쇄되었으며
이 詩集에는 비교적 서사적인 내용과 형식을 지닌 詩가
다른 詩集에 비해서
더 많이 실려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초롱불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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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레의 슬픈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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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은 목욕부터 합니다.
정갈한 목욕재개 후에 바로
주르르 눈물 흘리며
내 일과는 시작됩니다.

제아무리 피곤하고 졸려도,
제아무리 시간 없고 바빠도
내 할 일은 다 하고야 맙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의 고통, 나의 애환
그러나 굳이 생색낼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별로 원망할 일도 없습니다.

내 젊은 날 영욕의 그 시절
추억 속에 깊이 묻고
그저 묵묵히 주어진 운명 따라
궂은 일만 하는 숙명,
그렇게 하루의 일과 끝나면
조용히 나는 구석에서 구겨집니다.

화투판 흑싸리껍데기로 천대받으며
파김치 되어버린 몸뚱아릴 눕힙니다.
이젠
밤새껏 목이 말라도 참아야 합니다.
내일 아침이 오면
다시 부스스 눈 떠 일어나
시원한 물로 목 축이며
온 밤내 갈증에 타들어간
창자까지 씻어낼 수 있다는 걸
난 알거든요.

내가 걸레인지,
걸레가 나인지,
우린 이미 서로 잘 통하는 처지,
그래서
오늘 밤에도 나란히 앉아
후미진 시름으로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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