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16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수록된 序詩의 제목은 '사랑의 서시'이며
목차에서는 '봄 ! 초록빛 생명이 움트는 새 날'에 11편,
'여름 ! 푸른 바다 파도위 갈매기의 사연'에 11편,
'가을 ! 낙엽쌓인 포도의 회색 하늘 정취'에 11편,
'겨울 ! 백설의 광야에 홀로 선 소나무'에 11편,
그리고 '뒷풀이 한마당 -
멍석깔고, 재주넘고, 행복찾는 짓거리'에 16편,
합계 61편의 詩와 後記로 편집된 詩集입니다.

1995년 11월6일 인쇄되었으며
이 詩集에는 비교적 서사적인 내용과 형식을 지닌 詩가
다른 詩集에 비해서
더 많이 실려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초롱불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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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이별에 축복 내리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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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의 편린이 끈적이는 반사광으로
홀연히 자리잡은 거리,
정녕 각박한 회색의 도시에도
우정은 남아 있을까 ?
구멍 뚫린 가슴 한 켠으론
우울한 눈물 흐르고
삼투압으로 솟구치는 혈기에
그저 망연히 바라다보이는
친구의 잔영.

우애의 초음파 소리 알아차린 회답을
가벼운 떨리움에 담아
사철 푸른 잎 걸친 도시의 나무는
제 그림자 껴안고 돌지만
오래 오래 맺은 친구의 연은
이 계절이 저무는 어드메서
한번 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텐데,
대속자가 떠나자마자
어제의 얼굴에 돌팔매질
다시 할 수는 없으리라.

왜 이렇게 속으로는 슬퍼지는 건지,
친구여 !
이젠 잡은 손을 놓게나.
꿈먹고 산다 하며 진즉에 감추어두었던 실체,
어둠 먹고 사는 흡혈 박쥐가
앞니 드러내고 벌쭉이는 걸
나란히 앉아
바라볼 필요는 없쟎은가 ?

있지도 않은 무용담에 스스로 도취되어
나침반 거꾸로 든
길 잃은 텃새,
자아 상실한 채로
어렵게 지어 만든 미담일 망정
콧날 찡한 감동 실어
남다른 우정으로 죄다 덮어주면서
지는 해 좇아 도시 떠나는 염원,
자연인 그대로 그렇게
올 때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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