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수록된 序詩의 제목은 '사랑의 서시'이며
목차에서는 '봄 ! 초록빛 생명이 움트는 새 날'에 11편,
'여름 ! 푸른 바다 파도위 갈매기의 사연'에 11편,
'가을 ! 낙엽쌓인 포도의 회색 하늘 정취'에 11편,
'겨울 ! 백설의 광야에 홀로 선 소나무'에 11편,
그리고 '뒷풀이 한마당 -
멍석깔고, 재주넘고, 행복찾는 짓거리'에 16편,
합계 61편의 詩와 後記로 편집된 詩集입니다.

1995년 11월6일 인쇄되었으며
이 詩集에는 비교적 서사적인 내용과 형식을 지닌 詩가
다른 詩集에 비해서
더 많이 실려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초롱불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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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날 오후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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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걷다가
비가 그치면
길 모퉁이에 있는조그마한 김창완의 찻집에라도 들러,
그윽한 커피 향기에
젖은 마음 말리며
포근한 소파에 앉아
나른한 날개 접고,

담배 연기 간간이 피어 올리며
낯선 여인과
낯선 대화에 심취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그리고
빗방울이 쉬다 말고
찻집 문 넌즈시 두들겨 신호 보내오면
지체 없이 일어나 다시나서리라.

무심코 엇갈리는
여인의 귀 밑에서
불현듯 사모의 정 불러일으키는
샤넬의 향기 배어 나와도,
언뜻 서버린 시내버스
김 서린 차창에서
고향 보듯 비 올려다 보며
상념에 찬 여인의 수심 가에도,
공중전화 카드 한장으로
하루 종일 부스를 점령한
여인의 애절한 표정에서도,
짧은 치마 높은 힐
조심스레 육교 걸어내려오는
여인의 발걸음이
가까워 질 때도,

모두 축복으로 여겨지는
싱싱한 여인들의 체취 묻어남은
오늘 이렇게
비 내리기 때문,

비 닮은 네온사인 하나 둘씩 켜지면
아쉬운 듯 불빛에 대고
눈 한번 흘겨보곤,
바쁜 일 잊었던 듯 발걸음 서둘러
비 내리는 날 오후의
거리를 걷는다,

거리를 걷는다,
거리를 걷는다,
거리를 걷는다,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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