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자의 가슴앓이에는
비열한 매력 솟아 숨쉬다.

통곡하는 나날들이
애당초 숙명으로 점지되고
신선하여 촌스런 새로운 절망들이
아침마다 해 따라 뜨면
시작되는 아픔 족 족
폴라로이드필름
하여, 즉석에서 천연색 스틸로
고단한 하루 열고,

날마다 고독 연주하여 펼쳐보인
방랑의 계절이 서산으로 지듯
남자는 숨도 멈추고
붙박이 선 채
들보마냥 멍에를 메곤
겨울산 사슴처럼 힘주어 미끄러지다.

이 하루가 가면 또 하루가 올테고,
짓누르는 운명은
여지 없이 휘파람 불며
이불속 서늘한 옆구리로
찬 바람모양 띄고 와서는
희망인 척,
일상의 벽두부터
효성으로 깜빡이겠거니 -
그렇게 사는 하루의 모듬

고개 떨군 남자의 가슴앓이에는
처연한 멋 살아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