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7집. 구름에 달처럼 살아가는 이야기  


  "7집. 구름에 달처럼 살아가는 이야기"
1996년 11월 25일을 인쇄일로 탄생된 詩集입니다.

역시 인쇄 출판에 관련된 판권은
증인출판사에서 소유하고 있습니다.

序詩는 '겨울, 그리고 동면'이며
'구름같은 이야기'에 30편,
'달 닮은 이야기'에 31편,
'살아가는 이야기'는 '세월 하나(10편)',
'세월 둘(10편)',
세월 셋(11편)'으로 나누어 목차를 정했으므로
전체적으로 보자면
총 93편의 詩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하게는 경제적으로 침체되고 힘들었던 시기이기에
세파에 시달려 생활고에 찌달리는 일상이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우며 도전하던
그 시절의 여러가지 직업을 대변하는 詩들이
많이 실려 있는 詩集입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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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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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버스가 와 섰다.
현금 요금 450원.
모종의 음모를 꾸민 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탑승객 사이로 끼어든다.
기사는 한사람씩 올라탈 때마다
요금통과 체크기를 노려본다.
행여 요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거나
아예 무임 승차를 시도하는
비양심적인 사람을 적발해내려는 듯
소리개의 눈매가
꽤나 매섭게 번득인다.

드디어 내 차례,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일부러 천천히 한계단씩 오른다.
짐짓 여유론 미소를 만면에 머금으며.
헌데 그 기사가
날 한번 흘낏 보고나서
시선을 잠깐 흐뜨려
다른 데로 옮겼다.

나이 든 점쟎은 승객,
희끗한 머리털도 몇 올 남지 않은
번지레한 면상이니
경계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냐는
순간적인 방심.
역시 그 헛점을 노린
나의 작전은 완벽하게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찰라의 빈 틈을 번개같이 파고든 난
얼른 350원만 냈다.
10원짜리를 섞어서 -
들킬까봐 조마 조마 했지만
마침내 무사히 통과.
빈 자리를 찾아 딴청부리며
느적 느적 비비고 앉는다.

그것 참, 재미 있다.
통쾌하다.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모처럼 맛본
승리감과 스릴이다.
돈도 굳고,
완전 범죄도 성공시키고.
그래,
가끔 써먹어야지.
스무번이면 담배가 한갑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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