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쭉하니 재갈 물려
입 그냥 닫힌 채
몸살나게 그리운
연기 피워 올리며
딴에는 거룩하게 마련한 잔치 상.
함초로운 낭만의 세미나.
이젠 당신이 강단에 설 차례.

매직아이 그림 속의
헷갈리는 표적,
들어도 들어도 되돌아 서면
금새 잊어버리고 마는
컴퓨터 용어,
쓰면 쓸수록
헤집어내기 점 점 어렵기만 한
마음 속의 미로,

적응 못해 헤매다
꼬리 감추면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을
당신은 극렬히 토론한다.

사상의 배심원
땀방울 줄 줄 흘려
제법 진지하게 단두대 장만하면
당신은 어느새
내 목 움켜쥐고
잠긴 울대 가다듬으면서
더 커라 -
더 커라 -
더 잘 써라 -
채근하고 섰다.

그러나 당신이 한번
내 입장 되어보라.
시 쓰는 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작업인가, 아닌가....

자 !
이젠 배 째라.

19950805 림삼의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