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보는대로 존재한다"
2023년 06월 16일 오늘의 편지
신발 사러 가는 날 길에 보이는 건
모두 신발 뿐입니다.
길 가는 모든 사람들의 신발만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 전체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미장원을 다녀오면
모든 사람의 머리에만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 외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그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근처 도장방이 어디냐고 물어오면
나는 갑자기 멍해집니다.
어디서 본 듯도 한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바로 회사 앞에 있는 그 도장방을
아침저녁 지나다니면서도,
도대체 기억 속에는
남아있질 않는 것입니다.
마치 그 집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세상은 내 마음 끌리는 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조화도 그게 가짜인 줄 알 때까진
진짜 꽃입니다.
빌려온 가짜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는
그걸 진짜로 갚으려고,
평생을 고생한 모파상의
어느 여인의 이야기도
이에서 비롯됩니다.
좋은 글을 옮깁니다.
2023년 06월 16일 from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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