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환희로울 수만 있다면
하나뿐인 목숨 기꺼이 거기 걸리라.
어차피 살아 힘들 삶이거든
단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음에
생명으로의 가치 빛날 터전,
사립문 밖으로 찾아 들어와
잎새에 이는 바람 한조각조차
붙들지 못하는 여운 아쉬워
되돌아 보는 회한 속에
지나쳐간 삶들이 미련으로 깔리면
미처 환희롭지 못한 목숨 우으로
슬픔인 듯 아련히 밤안개 필테지.

내가 만일 환희로울 수만 있다면
소중한 사랑 아낌 없이 거기 걸리라,
진실이 죽고 낭만이 죽어지고
플라스틱 섹스에 길들여져
욕망으로 뭉쳐버린 몸뚱아리,
눈감아 다다른 고향 어귀엔
헤설피 소울음 울던 실개천 가
때묻지 않은 시절 그리워
눈물 머금는 기억 속에
버려진 보리피리 다시 주워들면
차마 환희롭지 못한 사랑 우으로
추억인 듯 목메어 울음 울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