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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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집. 돼지 껍데기  


  "9집. 돼지 껍데기"
1998년 6월17일의 이 詩集을 끝으로 하여
더 이상은 詩集을 출판하지 않았으니
현재까지의 마지막 詩集인 셈입니다.

52편의 일반詩와
童詩集 '자라는 나무가 되어'에서
비교적 성장한 수준의 어린이들에게
권장할 만한 내용으로 사료되어 발췌한
39편의 童詩를 선별,
'童詩모음 코너'를 뒷부분에 덧붙여 편집한 詩集입니다.

특별한 독자층을 확정하지 않았기에
詩集의 성격이 약간은 애매모호한 관계로
독자들에게 '무리수를 두었다'는 비판과 아울러
그리 좋은 작품평을 듣지 못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긴 시간이 흐르도록
더 이상의 詩集을 출판하지 못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詩集입니다.
[ 초롱불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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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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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 물고기 잡으러 갔다가
깨진 병조각 밟아 피 철 철 흘릴 때,
밤나무에 올라 밤따다 떨어져
머리 부딪고 기절했을 때,
장마철 강물 불어 쓸려 넘어져
떠내려가다 물가 패대기쳐졌을 때,
참꽃 따먹다 땡삐에 얼굴 쏘여
찐빵처럼 부어 올랐을 때,

열심히 짐자전거 페달 밟아
날 실어 나르던 놈,
그래서 몇번이나
내 목숨 구했던 놈,
그리곤 땀 훔치며
호기있게 소리치곤 했던 놈,

- 내가 널 살린 겨,
낭중에 너도 나 살려야 혀. -

그러고 보니 추억이란 게
이리도 변변치 못해,
언제나 나만 일방적으로
신세 진 것 밖엔 없구나.

되살리지 못해 애통한
나 여기 그냥 있고,
혼자만 죽어 누운 친구놈은 이제
밤마다 날 찾아 올테지.
그리곤
슬프게 슬프게 하소연할테지.

- 시방은 니가 날 살릴 차례인 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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