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이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2022년 04월 23일 오늘의 편지
돌담이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틈 때문입니다.
돌과 돌 사이에 드문 드문 나있는 틈이
바람의 길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내륙의 바람이 시멘트 담장을 무너뜨려도
제주의 돌담을 허물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돌담은 바람의 길을
막아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돌담을 바람도 굳이
허물고 지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 돌담 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담장처럼 반듯하고 격이 있어 보여도,
군데 군데 빈 틈이 있어,
그 사이로 사람 냄새가 새 나오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꼭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완벽이란 이름으로,
힘들게 찾은 사람 냄새 나는
빈 틈을 메워버리는
바보만 있을 뿐이지요.
빈 틈을 허락하세요.
바람이 돌담에 스며들듯,
사람이 사람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글을 옮겨드립니다.
2022년 04월 23일 from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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