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서"
2023년 03월 12일 오늘의 편지
'길’은 사람들이 정말 자주 쓰는
흔한 말입니다.
이상하게 이 한 글자 단어가
오래 전부터 참 좋았습니다.
그 어감이 입에 착 감깁니다.
긴 세월 참 친구처럼 다정하게
긴 여운을 줍니다.
‘에움길’은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
이라는 뜻입니다.
둘레를 빙 '둘러싸다’ 는
동사 ‘에우다’에서 나왔습니다.
지름길이 질러 가서 가까운 길이면,
에움길은 에둘러 가서 먼 길입니다.
‘길’은 순수 우리말입니다.
한자를 쓰기 전부터
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신라 향가에도 나옵니다.
길을 칭하는 말들은
거의가 우리말입니다.
그런데 길 이름에는
돌아가거나 좁고 험한 길에 붙은 이름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 인생사처럼 말입니다.
집 뒤편의 뒤안길,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고샅길,
꼬불꼬불한 논두렁 위로 난 논틀길,
거칠고 잡풀이 무성한 푸서릿길 등은
다 우리 인생을 대하는 듯 합니다.
좋은 글을 옮깁니다.
2023년 03월 12일 from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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