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추운데
이놈의 화상은 어디 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기별 하나 없고,

내둥내 궁그리고
갖은 욕설 다 받아내더니만
하필이면 왜
모진 북풍 엄동설한에
입성도 부실한 채
집 뛰쳐나갔는가.

구제불능 애물 단지
조석끼니나 거르지 않고 있는지
이거 원 도무지 애간장이 녹아서
사람이 살 수가 있나 ?

피눈물 쏟는 에미 맘을
지가 어찌 안다고
에미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서
함흥차사란 말이냐 ?

잘되라고 한 잔소리가
다큰 아들 쫓아낸 폭,
그럴 줄 알았더면
전셋돈 빼 사달라던
자가용도 사주고
노름 밑천 술 담배값
더 착실히 대줄 걸,

후회 막급 절절하나
돌이킬 수 없는 노릇,
잠 한번 옳게 못자
퀭한 눈엔 수심 가득
눈물이 그렁 그렁
이제나 저제나 당신 자식 돌아올까
일각을 여삼추로
기둘리다 세월 가고,

겨우내내 얇은 옷
부들 부들 떨면서도
구들장 불 안 지피고
왼 종일 한 데 나가
골목 끝 바라보다
밤바람에 창문짝만 덜컹거려도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서시던 어머니.

내가 바로 이리 살던 거룩한 불효자식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