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 바람 불어예는 으악새 검불 사이
철쭉꽃 붉게 피어나 상처뿐인 흔적
가슴으로 파도 치는데,
눈높이 맞추어 바라보는 세상에서
인연 있어 부딪는 어떤 우연들 끼리
사랑에 빠진다는 건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
덧없이 펼쳐진 운명의 페이지,
그것은 인생

청파에 둥실 뜬 황포돛대 노 어부
이정표 등대불 지척에 그저 두고
오락가락 거니는 버들잎 일엽편주,
낙도 오지 외딴 곳
홀로 두고 떠나온 한떨기 월견초
사무치는 그리움,
베사메무쵸 흔들리는 뱃전에서
파이프 문 마도로스
스치는 눈 가에도
세월마냥 서려있는 향수 한조각

이토록 간절한 사랑의 노래 싣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
떠나가는 배 마다
그득한 이별들이
안락함같이 깔리어
헤어짐에 솟아나는 눈물 바다 이뤘건만,
긴 세월 후회 없이
아파할 수 있음일랑
가는 이는 두고 온 일,
보내는 이는 떠나는 일,
한사코 맘에 담아 사랑함이네라,
넉넉한 섶으로
타오르는 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