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8집. 우짜 멧시지가 웁노?  


  "8집. 우짜 멧시지가 웁노?"
1997년 10월 8일 인쇄된 詩集입니다.

다른 부제는 정하지 않고 그냥 분류만
22편씩 3개의 章과
14편 1개의 章으로 하였으며,
합계 80편의 詩가 수록되어 있고
부록으로 '클래식음악 감상문'이 7편 실려있습니다.

감상적인 내용의 詩가 가장 많이 포함된 詩集인데
이 詩集만 보아서는 평소의 林森의 詩風과는
다소 상이한 면모를 엿볼 수도 있습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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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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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뵙지 못해
맘으로 그리던 은사님이셨지요.
글귀를 알려주고
문장 다스려주며
옳은 길, 바른 글로 손잡아준 분.

세월 흘러 이십 오년,
고향 마을 낯익은 거리
돌아와 선 감회 앞에
정신 놓친 그분께서
손풍금 걸쳐메고 헝클어진 머리결로
꼬마들 맨 앞에서
행군하고 계셨지요.

설움 북받친 불초 제자
알아보실 리 없고
손가락질 속세 인심 관여할 바 없는
은사님만의 세상에는,

평생동안 쓰시던 싯귀절 대신
자유로운 노래 소리가 있었고
고뇌 대신 흥겨운 가락이,
번민 대신 헤설픈 미소가
황혼의 들녘마냥 깔려있었지요.

눈물 넘쳐 흘러나
목메어 부르는 소리
입 속에서 맴돌 뿐,
얼른 담배 한 개비 물려드리고
은사님 뒤에 서서 큰 소리로 노래하며
꼬마들 이끌고
동네 한바퀴 돌고 왔지요.

훗날
내 또다른 세상에도
칙칙한 절망보단 차라리
노래하는 혼자만의 소망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게란
은사님의 말없는 가르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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