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 - 1 " 詩作 note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야릇하다. 어찌 된 노릇인지 영 마음 먹은 대로 풀려가지를 않는다. 좀 길게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과는 예기치 않던 사건이나 계기로 더 빨리 단절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만 좀 보고 싶은데, 이번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자꾸 엮여져서 보고 또 봐야 하는 경우가 제법 빈번하다.

이러다 보니 아예 후일은 하늘에 맡기고 그냥 오늘의 인연에 최선을 기울이면서, 억지 정이라도 붙이는 게 상책이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 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다. 모두가 저 잘난 맛에 살고, 남 보다는 자기 자신의 일이 가장 급하기 마련이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자. 마음 아파 할 일도, 감지덕지 하여 감동의 눈물 쏟을 일도 아니다. 전부가 다 지나고 나면 시들해지고, 흔적 옅어지기 마련이니, 우리가 어찌 내일의 인연을 미리 알아 대처할 수 있겠는가?

필자의 지인 중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좋은 문자를 아침 마다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 물론 필자도 나름 정성을 기울여 아침이면 ‘오늘의 편지’라고 하는 짧은 문장들을 지어서 친애하는 이웃들에게 배달하고는 있다. 여기 저기서 주워 모은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간추려서 그날의 제목을 정하고, 각종 정보나 감성적인 동영상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리고는 카톡의 주소란에서 매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생각하며 글을 보내곤 한다.

이 글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읽어줄 지는 모른다. 그저 매일 아침 버릇처럼 울리는 문자 멧세지 신호려니 하며, 보지도 않고 지워버리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그냥 귀찮아 하는 사람도 혹은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내는 사람의 성의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아, 숫제 인식조차 못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할 일 없는 작자라고 속으로 욕을 하며, 혀를 찰 지도 모른다.

그런 것이다. 사람의 인심이라는 것이 실은 그렇게 별 거 아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필자의 편지를 받은 열 명, 백 명 중에 단 한 사람일지라도, 필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필자의 이름 석자를 기억하며, 얼굴에 슬쩍 웃음 띨 수 있다면, 그렇게 가슴으로 읽어준다면, 그걸로 필자는 만족이다. 대만족이다.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흐뭇하고 뿌듯한 건지, 아는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 편지 배달부를 자청하련다. 아침마다 한 사람씩 생각하며, 그들의 행운을 기원하며 편지를 띄울 거다. 그게 필자가 생각하는 인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필자에게 늘 특별한 문자를 보내주는 그 사람에게 감사한다. 그 인연에 감사한다. 그 문자의 내용은 성경구절이다. 매일 한 구절씩 보내온다. 그런데 그 구절을 항상 3개 국어로 보낸다. 한글과 중국어와 영어로 나란히 보낸다. 아마도 필자에게 마음의 양식을 제대로 심어주고 싶은가보다. 말씀도 묵상하고, 덤으로 2개 국어를 공부하라는 무언의 압력임이 분명하다. 해서, 문자를 받으면 한참동안 소리 내어 읽어보는 버릇이 생겨났다. 나중에 질문하면 더듬거리면서라도 답변을 주워섬겨야 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며칠 전에 그 인연에게서 이런 문자가 왔다. ‘잠언 14:30, 마음의 화평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의 썩음이니라. 心中安，是肉的生命。嫉是骨中的朽。A sound heart is the life of the flesh: but envy the rottenness of the bones.’ 그냥 습관처럼 읽다가, 별다른 감흥 없이 소리내서 읊조리다가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가 눈물이 났다. 펑 펑 울고 말았다. 물론 한글로 말이다.

근래 아주 큰 아픔이 있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무슨 사연인들 없었겠냐만, 이즈막에 와서 전혀 예기치 않았던 배신을 하나 경험하게 되었다. 각각의 사연이야 보는 각도에 따라서, 관점에 의해서 정의와 불의가 갈라지고, 이익과 손해가 결정되는 것이기에,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따질 일은 아니다. 비단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겨 쉽게 보아 넘길 일도 아니다. 참으로 애매모호한 결단과 처세가 요구되는, 그야말로 난해한 숙제에 당면하게 되었다.

그냥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남에 의한 인연을 맺는 것이 보통 생각하는 인지상정인데, 그렇게 정을 쌓아가며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배려하고 고려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사람의 삶일진대, 어떤 상황에서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지녀야 할 양심과 도리는 있기 마련인데, 정도라고 생각하는 길에서 본의 아니게 벗어나게 된다면, 그것도 뜻 밖에 낭떠러지로 떠밀려 떨어지는 경우를 당한다면 그건 청천벽력이요, 되돌아보기조차 힘겨운 경험이라고 할 것이다.

가능하면 살면서 그런 경험은 없는 것이 낫다. 구태여 마음에 상처를 만들어서 좋을 게 무에 있으리요? 아무튼 최근에 필자는 나름 억울하게, 평행 이론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당했다. 그리고는 그 꼭지점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전혀 상황 정리가 되지 않으며, 생각할수록 되살아나는 분노로 밤잠을 설치곤 했다. 만 가지 경우외 변수를 생각하며 방향을 잡고, 똑같이 되돌려줄 복수의 방도를 모색하느라 꽤나 머리가 아팠었다. 그리 보낸 며칠 간이었다.

그러던 중에 받은 게 그 문자였는데, 그것이 바로 필자에게 아찔한 경종을 울렸다. 영어나 중국어로는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한글로 된 첫 구절의 내용 속에 큰 진리가 있었다. 그거면 되었다. 그 인연은 필자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선물했다. 이제라도 우매한 집착에서 벗어나 내일을 바라보아야 하는 명분을 찾아주었다. 오! 화평은 생명이고, 시기는 뼈가 썩는단다니. 소름끼치는 비유다.

아주 정확하게 필자의 폐를 찌른다. 그동안 썩은 뼈가 너무나 아깝다. 이제라도 부지런히 생명을 쌓아가야 할테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이 화평해야 하는 거다. 필자는 눈물로 회개하고 다시 한 번 거듭나기로 작심했다. 그 뒤부터는 아침이면 더 문자가 기다려진다. 그리고 더 큰 소리로 몇 번이고 거듭해서 읽고는 한다. 깨달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그 인연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얼른 날 잡아서 거하게 밥이라도 사야겠다.

세상만사가 생각하기 나름인 것을, 판단이나 결정의 근본은 결코 외부적인 조건이나 보여지는 사태를 파악함으로 맺는 게 아닌 것을, 그토록 긴 세월 동안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며, 글줄이나 씁네 하면서, 고개 세우고 살아온 세월들이 하냥 부끄럽다. 딴에는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제언이라고 판단하여, 온갖 미사여구의 말을 찾아내 카운슬링을 해주며, 자랑스럽게 다른 사람의 멘토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던 어리석음이 절로 고개 숙여진다. 인생 60부터라더니 회갑 지난 이제야 조금 철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껏 과연 제대로 살아온 것이 맞을까? 우왕좌왕하는 가운데라도 올바른 길을 찾아 헤맨 한 평생의 삶이 대관절 다른 사람들에게 해나 끼치고 누가 되기만 했던 건 아닐까? 조용히 되돌아보면서, 언뜻 떠오르는 신부의 고백이 있다. 소록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 신부 앞에 어느 날 일흔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섰다. “저를 이 섬에서 살게 해 주실 수 있습니까?”

느닷없는 노인의 요청에 신부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노인장께서는 정상인으로 보이는데 나환자들과 같이 살다니요?” “제발...” 그저 해본 소리는 아닌 듯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노인을 바라보며 신부는 무언가 모를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저에게는 모두 여덟 명의 자녀가 있었지요.” 자리를 권하여 앉자 노인은 한숨을 쉬더니 입을 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중의 한 아이가 문둥병에 걸렸습니다.” “언제 이야기입니까?” “지금으로부터 40년전, 그 아이가 열한 살 때였지요. 병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아이를 다른 가족이나 동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로 왔겠군요.” “그렇습니다. 소록도에 나환자촌이 있다는 말만 듣고 우리 부자가 길을 떠난 건 어느 늦여름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교통이 매우 불편해서 서울을 떠나 소록도까지 오는 여정은 멀고도 힘든 길이었죠.

하루 이틀 사흘... 더운 여름 날, 먼지 나는 신작로를 걷고 타고 가는 도중에 우린 함께 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산 속 그늘 밑에서 쉬는 중이었는데, 나는 문득 잠에 골아 떨어진 그 아이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바위를 들었지요. 맘에 내키진 않았지만 잠든 아이를 향해 힘껏 던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바윗돌이 빗나가고 만 거예요. 이를 악물고 다시 돌을 들었지만... 차마 또다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어요.

아이를 깨워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록도에 다 왔을 때 일어났습니다. 배를 타러 몰려든 사람들 중에 눈썹이 빠지거나, 손가락이며 코가 달아난 문둥병 환자를 정면으로 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을 만나자 아직은 멀쩡한 내 아들을 소록도에 선뜻 맡길 수가 없었습니다. 멈칫거리다가 배를 놓치고 만 나는 마주 서있는 아들에게 내 심경을 이야기했지요. 고맙게도 아이가 이해를 하더군요.

‘저런 모습으로 살아서 무엇 하겠니? 몹쓸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차라리 너하고 나하고 함께 죽는 길을 택하자...’ 우리는 나루터를 돌아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갔습니다. 신발을 벗어두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오던지... 한 발 두 발 깊은 곳으로 들어가다가 거의 내 가슴높이까지 물이 깊어졌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아들녀석이 소리를 지르지 않겠어요?

내게는 가슴높이였지만 아들에게는 턱밑까지 차올라 한 걸음만 삐끗하면 물에 빠져 죽을 판인데 갑자기 돌아서더니 내 가슴을 떠밀며 악을 써대는 거예요. ‘문둥이가 된 건 난데 왜 아버지까지 죽어야 해요?’ 형이나 누나들이 아버지만 믿고 사는 판에 아버지가 죽으면 그들은 어떻게 살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완강한 힘으로, 자기 혼자 죽을 테니 아버지는 어서 나가라고 떠미는 아들녀석을 보는 순간, 나는 그만 그 애를 와락 껴안고 말았습니다.

참 죽는 것도 쉽지만은 않더군요. 그 후 소록도로 아들을 떠나보내고, 서울로 돌아와 서로 잊은 채 정신 없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오남 이녀의 일곱 명의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을 하고, 손자 손녀를 낳고... 얼마 전에 큰 아들이 시골의 땅을 다 팔아서 올라와 함께 살자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했지요. 처음, 아들네 집은 편했습니다. 주는 대로 받아먹으면 되고, 이불 펴 주면 누워 자면 그만이고...

가끔씩 먼저 죽은 마누라가 생각이 났지만 얼마 동안은 참 편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들은 아무 말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는 드디어 큰 아이가 입을 엽디다. 큰 아들만 아들이냐고요. 그날로 말없이 짐을 꾸렸죠. 그런데 사정은 그 후로도 마찬가지였어요. 둘째, 셋째, 넷째...

허탈한 심정으로 예전에 살던 시골집에 왔을 때 문득 40년 전에 헤어진 그 아이가 생각나는 겁니다. 열한 살에 문둥이가 되어 소록도라는 섬에다 내다버린 아이, 내 손으로 죽이려고까지 했으나, 끝내는 문둥이 마을에 내팽개치고 40년을 잊고 살아왔던 아이, 다른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는 온갖 정성을 쏟아 힘겨운 공부까지 시켜 놓았지만... 내다버리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아이...

다시 또 먼 길을 떠나 그 아이를 찾았을 때 그 아이는 이미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쉰이 넘은 데다 그동안 겪은 병고로 인해 나보다 더 늙어 보이는... 그러나 눈빛만은 예전과 다름 없이 투명하고 맑은 내 아들이 울면서 반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나를 껴안으며 이렇게 말했지요.
‘아버지를 한 시도 잊은 날이 없습니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40년이나 기도해 왔는데 이제서야 기도가 응답되었군요.’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물었죠. ‘어째서 이 못난 애비를 그렇게 기다렸는가를... 자식이 문둥병에 걸렸다고 무정하게 내다 버린 채 한 번도 찾지 않은 애비를 원망하고 저주를 해도 모자랄 텐데... 무얼 그리 기다렸느냐고...’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와서 작은 사랑을 배우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세상의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었노라고...

사랑의 마음이 자라나 비참한 운명까지 감사하게 만들었노라고... 세상의 모든 인연은 용서로 시작해서 용서로 맺을 때 진실한 인연의 운명이 되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자기의 기도가 응답된 것에 감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그 때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힘으로 온 정성을 쏟아 가꾼 일곱 개의 화초 보다, 쓸모 없다고 내다 버린 한 포기 가시나무가 더 싱싱하고 푸르게 자라 있었다는 것을요.

신부님! 이제 내 아들은 병이 완쾌되어 이곳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애는 내가 여기 와서 함께 살아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 애와 며느리, 그리고 그 애의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 바람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눈빛에는 지금껏 내가 구경도 못했던 그 무엇이 들어있었습니다.

공들여 키운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선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한 사랑의 눈빛이라고나 할까요? 나는 그 애에게 잃어버린 40년의 세월을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애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 요청을 받아들일 작정입니다. 정녕코 진정한 인연의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사랑과 용서가 전제된 인연이야 말로 소중한 삶 자체라는 걸 배웠습니다. 그러니 신부님! 저를 여기에서 살게 해 주십시오.”

인연은 마음대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인연은 쉽게 잘라내는 것이 아니다. 인연은 싫다고 해서 단절하고, 좋아서 이어지는 끈이 아니다. 인연은 바로 삶이다. 인연이야 말로 숨을 들이키고 내뿜는 호흡이요, 세포마다 살아 흐르는 실핏줄의 가닥이다. 그래서 인연은 함부로 여겨서도 안되고, 가벼이 흘려보내도 안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의 화평을 통한 인연의 흐름에 귀 기울여본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개성과 자질을 타고 태어났다. 다시 말해서 모두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각자의 다른 부분들이 모아지고 합쳐지면서 완성된 어떤 상황이나 개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혼자서는 미완성일 수 밖에 없으나, 모여지고 합하면 완전체를 추구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사회의 원동력이 바로 인연이다. 그리고 인연은 서로의 다른 상황을 인정하는 데서 기인한다.

사람은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서로 싸우지만, 늑대는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서로 싸우지 않는다고 한다. 늑대 사회는 서로의 재능을 커가면서 발견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어떤 늑대는 양육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어떤 늑대는 사냥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늑대의 정신은 서로 연결된 ‘네크워크 시스템’이 가동된다. 위기 상황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무의식적으로 행한다.

이런 면에는 서열이 없는 평등 시스템에서 자신의 장점을 살려 사회를 위해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늑대는 철저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지킨다. 수컷 늑대는 자신의 암컷을 위해서 평생을 사랑하고 보살핀다. 암컷 늑대가 죽으면 수컷 늑대는 새끼 늑대가 독립할 때까지 보살핀 후, 암컷 늑대가 죽은 그 자리에 가서 굶어 죽는다. 수컷 늑대가 사냥을 해오면 암컷 늑대와 새끼 늑대가 먼저 먹고 자신은 경계를 선다. 암컷 늑대와 새끼 늑대가 다 먹고 나면 그제서야 나머지 음식을 먹는다.

늑대는 종종 자신을 키워준 어미 늑대를 찾아가 안부를 전한다. 어떤 소설에서는 수컷 늑대를 잡는 방법이 나온다. 수컷 늑대는 머리가 영리하고 전략적이기 때문에 잡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때 암컷 늑대를 잡으면, 수컷 늑대를 잡을 수 있다. 수컷 늑대는 자신의 위기 상황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암컷 늑대를 위해서 사람들에게 잡혀준다는 것이다. 누가 사람이 동물중에 가장 우수하다고 하였는가?

우리가 추구하는 사람의 도리를 늑대는 이미 하고 있는 것이다. 늑대는 약한 상대를 사냥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냥을 할 때 대상 중에 가장 강할 것 같은 상대와 싸운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한 없이 약한 많은 사람들과는 너무나 다른 늑대 이야기가 이 시대의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한 번 맺은 인연의 소중함과 귀함을 몸으로 실천하는 늑대의 삶이야 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지표다. 오늘 아침도 필자는 다짐한다. 앞으로 어떤 인연이 필자에게 다가올지 모르지만 하늘이 맺어주는 인연을 정말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남은 삶에서는 사랑과 용서로 아름다운 인연의 탑을 쌓아가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