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8집. 우짜 멧시지가 웁노?  


  "8집. 우짜 멧시지가 웁노?"
1997년 10월 8일 인쇄된 詩集입니다.

다른 부제는 정하지 않고 그냥 분류만
22편씩 3개의 章과
14편 1개의 章으로 하였으며,
합계 80편의 詩가 수록되어 있고
부록으로 '클래식음악 감상문'이 7편 실려있습니다.

감상적인 내용의 詩가 가장 많이 포함된 詩集인데
이 詩集만 보아서는 평소의 林森의 詩風과는
다소 상이한 면모를 엿볼 수도 있습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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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우 고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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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침 소리 유난스레 큰 곳,
고시원의 밤에도 겨울이 익다.

이리 치이고 저리 내몰려 깨어진 뒤웅박 팔자
그래도 명색 어엿한 중년의 사회인,
입성조차 아주 안할 순 없어
옷가지 몇개 겹겹이 걸고 보니
이 한몸 누일 공간
여섯자 남짓 길이에다
너비는 두자 반,

시선마져 둘 데 없는
좁디 좁은 나의 세계
붙박이 책상 다리에 두 다리 포개 뻗고
그리 누워 팔 벌릴 수 없으니
관 닮은 휴식처,
그래도 밤 깊으면
영글은 꿈 터져나니
산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가 ?

공동취사장에서 부랴부랴
끓여 먹고선
설겆이 미쳐 못한 라면냄비 속으로,
화장실 수돗가 순번 기둘려
대충 빨아널은
양말짝 물방울 똑 똑 똑
고운 음악소리로
천연덕스럽게 혓바닥 내밀고

베니아판 칸막이 벽
숨소리로 이웃방에 방해 될세라
매사에 조심 조심
발소리도 살금 살금
도둑고양이 되어
겨울 집어 먹으며
한날 씩
한밤 씩
대한 추위 견뎌낼 제
처량한 듯 나이 한 살
눈치보며 먹어지다.

- 부도낸 은신자 199312 막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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