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잡지 말아요
기왕지사 가기로 한 거,
헤어진다는 말 대신 그냥
정 떠나느냐고만 말해요.

모름지기 사랑이란
만남을 만날 때 보다는
헤어짐을 더 잘 헤어져야 하는 법,
가슴 시린 의미도
비통스런 미련도
거기 두진 말아요.

훗날,
든 자리 보단 난 자리가 정녕 애절하여
크낙한 구멍이 문득 문득 느껴질 제
보고파서 도무지 얼굴 잊지 못하고
그리워서 도저히 이름 잊지 못하면
아름다운 슬픔에
추억할 수도 있을진대,

남겨졌다고는 생각지 말아요 -
어차피
우리가 호흡하던 온갖 시간들과
소중히 여겼던 모든 공간들을
전부 여기 두고 떠나게 되니,

정작 홀로 되어 고독함은
방황의 남겨진 외롬에 깃들일 게고
떠나는 내가 모든 걸 잃으면
그걸,
보내는 당신이 다 간직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도
가야할 길이라 가기로 한 거,
날 잡진 말아요.
진정 슬퍼지면 그래서
슬퍼하면 또 어쩌려구요.
어쨌거나 가야 하는 길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