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
고백하노니
평생 걸려 태워 온
사상의 기름으로 조심스레 빚은
단두대 장만하였나이다.
활 활 타올라
재가 되지 못하고
젖은 솔가지 억지로 피워올린
매운 연기 되어
캑캑 거리며
눈물 쏟는 답답함.
그렇게 고백해야 하는
탕자의 일기장.
가슴 가득 눌러 담아
당신에게만 매달려야 하는
오늘 이 시간까지도 나는
처절한 사랑을 할 수 밖에는 없사옵니다.

주여 !
크고 비밀한 어떤 것 감추어두고
쉽사리는 보여주지 않는
당신의 전능한 예비,
어느 시절 되어야만 비로서
인자한 미소로
거듭남의 비 뿌리시려는지,
나는 정녕 베드로의 닭울음소리
몇 번이나 들어야겠나이까 ?
혹여 불구덩이 던지워진
선지자의 온전한 믿음으로서
꼭 있어야만 이오니이까 ?
또 아니면 죄 많은 이 한 몸
송두리째 제단에 올려
번제로 드린 후에라야이나이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