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은 창틈으로
진즉 스며드는 햇살
밤 내내 머무른 어둠 공간에
여명부터 하마 금 갔었고

마주할 수 없는 햇살과
이미 금 간 어둠
잠시 한 곳에서 호흡하더니
밤 새 어느 곳으로도 가지 못하던
내 심상에 드디어 번쩍
밝은 밝음 찾아주다

그래, 오늘은
햇살 완전 따가운 날이다
아침나절부터
이다지 햇살 쨍한 날이라니

물론 평소에도 늘상
쨍한 게 햇살 본연 모습이지만
오늘따라 더 쨍쨍한 이 햇살
보석빛깔로 보이는 저 하늘

까악까악 깍 깍
귀 따가운 까마귀 웃음소리는
또 어떠한가?
그 소리조차 이토록
정겹게 들려나던 때
과연 있었던가?

누리 가득 색칠해가는 햇살
속내 헤집으면서
쯔르르 울어대는
풀벌레의 갈증인 양
서로 눈 맞추고 있는
세월과 운명

팽팽한 긴장감이
이들 사이 둘러싸면
작은 몸짓 하나
작은 숨소리 하나도
더욱 조심스럽고

무심코 던진 말에
어떤 감정의 파동이
일어날지 모르는,
몰라서 더 두려워지는
그렇군, 오늘이라는
햇살 완전 따가운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