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소천하시고 1주기,
꼭 한 해가 지나갔다.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하구나.
문득 눈을 들어
시리도록 밝은 겨울달 올려다본다.
오늘은 더없이 어머니가 그립고
유난스레 아버지도 보고싶다.

부모님은 평생 동안 이 못난 자식
세파에 떠밀려 헛도는 것만
주야장창 구경하시다가 떠나셨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금 정착이 되어져
하늘에서나마 웃으시게 하고픈데
아직도 못생긴 나는
미로 속 헤매돌며 맹렬히 방황 중이다.

여느날과 좀 달랐던 오늘 지나면
여느날과 다르지 않을 또 하루들 이어지겠지.
이 겨울 지나면 약속처럼 봄 올테고
사철 품은 세월들 덧없이 흐르는 사이로
나는 어머니 고된 삶 흉내내
한결 더 고단한 삶 펼치다가
어머니 접은 삶의 자취 따라
그렇게 죽어가겠거니.

허, 나 원 참!
이게 뭔 주책인가?
갑자기 마른 눈에서 물이 왜 나온담?
내 눈에 눈물 흐르건 말건
속절없는 달빛은 서서히 엷어지면서
밤하늘 촘촘하게 박혀 빛을 내던 별무리가
이젠 그 빛을 잃어간다.
돌연 별이 되고 싶어진다.
빛 잃어가고 있는 저 마즈막 별 대신해
하늘자리로 떠오르고 싶다.
훠얼 훨 날아오르고 싶다.
(202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