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2집. 일년이면 삼백예순 날을  


  "2집. 일년이면 삼백예순 날을"
시기적으로는 1집 보다 빠른
1992년 3월3일에 처음으로 인쇄되었는데
교정본 상태로 한동안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집으로 보시면 됩니다.

훗날 증인출판사에 의해서 재출판되었으며
'내 마음의 의자 위에 살며시 다가앉은
당신을 위한 사랑의 노래'라는
긴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믿음'을 序詩로 하였으며
총 10개의 章에 5편씩,
각 章마다의 내용 순서로는
'사랑하는 이의 밀어', '여러 각도의 밤의 얼굴',
'생활 속의 동심 향기', '변화를 추구하는 일상',
'자학으로 성숙하는 영혼'으로 편집하여
총 51편의 詩로 엮어져 있으며
추가로 8편의 꽁트모음,
그리고 단편소설 '해바라기의 겨울 계곡'을
뒷부분에 같이 실었습니다.

분량 상으로는 많지 않지만
그 구성된 내용 상으로는
종합 쟝르의 選集 성격을 띄고 있는
詩集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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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방학에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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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찌들어 말라 비틀어진
초가지붕 이엉담장
내 시골집 마루에서는
도처를 뒤져도 몇 남지 않았을
진공관 라디오가
오래된 팝송 새드무비를
픽 픽 소리죽여 맥없이
숨찬 곡조 흘려보내고,

횟포대로 땜질한
천정 한 가운데서
거미가 줄타고 내려오면
발바닥에 박혀버린
가시를 뽑을 양
주둥이 처박고 맴맴도는
삽살개의 비명 소리
소프라노 가수되어
라디오 압도하기에
턱 괴고 앉았는데,

뼈빠지게
날품팔아 얻은 전재산
믿었던 친구놈에게
털도 안벗기고 한입에 털리워
말짱 황이 되어버린
거덜 인생만 남았노라,
허구헌 날 되풀이되는
멍석 위 삼촌 주정 소리가
유난스러이 귀에 거슬리는
어스름 저녁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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