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경건하니 작심부터 하고,

조금 쯤 신비로운 하늘 기운
무릎은 꿇리워 짭쪼롬히 등을 타니
문득 하늬바람 타고 오늘은,
기도라도 올려보자

본디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부는 것,
황무한 땅 어느 곳이든
보혜사 숨결 미치지 않을 리 없으나
특이한 어둠 그늘 머금은
벼랑 끝 거닐 제 부는 바람이라면

신실하던 두 팔조차 구부려
되레 환란 거둔 바람을
송두리 째 몰아내는데,
진즉 오시기로 했던 약조
참 좋으신 님일랑 언제 오시려나

은혜 위에 은혜로서
사랑 더한 사랑으로
날이면 날마다 구원받아
새로운 목숨 된 심령 사모하다가

언제 끝나질지 모를 막연한 기둘림

저토록 신비로운 삶의 얼굴로
살아낼 수만 있다면야-
다만 아멘 읊조려 순종하느니
믿어 의심치 않고 따른다면야-

그리하면 필경 내게도 불어주리라
성령이라는 그 바람, 바람, 바람,

아예 기도를 모르던 지난 밤
곤고한 방황에 어쩔 줄 몰라
나는 속절없이 울기만 했었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그저 막막하고 답답한 심사인 걸
이대로 떠내려가다가는...
오직 암흑으로 치닫는 일상인 걸

야훼여!
나 이젠 소원하나이다
난 지금 간구하나이다

비록 작은 떨림으로 시작된
찬미 소리가 바람 속 노닐면
혼란턴 심사에도, 혼잡던 일상에도,
마침내 놀라운 변화
화평의 역사 되어 스미다

마음 깊은 그림자의 본향
거기 자리잡은 본능이,
거기 숨겨놓은 욕망이,
빛 가운데 스스로 무너져내리고

닫아 걸었던 마음 문에
성령의 이름으로 흩뿌리는 축원
한껏 벅차게 하늬바람 탄 오늘은,
새 불길로 활활 타오르네
새 생명이 훨훨 살아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