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2021년 03월 22일 오늘의 편지
앞만 보지 말고 옆을 보세요.
버스를 타더라도
맨 앞자리에 앉아서 앞만 보며
추월과 속도의 불안에 떨지 말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보세요.
기차가 아름다운 것은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창 밖은 어디나 고향 같고,
어둠이 내리면
지워지는 풍경 위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지요.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를 밟고 가는 이에게도
돌을 던지지는 말아야지요.
앞서가는 이에게 미혹되지 말고,
뒤에 오는 이를
무시하지도 말아야겠지요.
일로매진(一路邁進)의 길이라도
휘휘 둘러보며 가는 길엔
들꽃들이 피어납니다.
평화의 걸음걸이는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입니다.
오로지 앞만 보다가는 화를 내고,
싸움을 하고,
마침내 전쟁이 터집니다.
더불어 손 잡고
발 밑의 개미 한 마리,
풀꽃 한 송이 살펴보며 가는
생명 평화의 길,
한 사람의 천 걸음보다
더불어 손을 잡고 가는
모두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합니다.
좋은 글을 옮깁니다.
2021년 03월 22일 from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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