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6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7집. 구름에 달처럼 살아가는 이야기  


  "7집. 구름에 달처럼 살아가는 이야기"
1996년 11월 25일을 인쇄일로 탄생된 詩集입니다.

역시 인쇄 출판에 관련된 판권은
증인출판사에서 소유하고 있습니다.

序詩는 '겨울, 그리고 동면'이며
'구름같은 이야기'에 30편,
'달 닮은 이야기'에 31편,
'살아가는 이야기'는 '세월 하나(10편)',
'세월 둘(10편)',
세월 셋(11편)'으로 나누어 목차를 정했으므로
전체적으로 보자면
총 93편의 詩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하게는 경제적으로 침체되고 힘들었던 시기이기에
세파에 시달려 생활고에 찌달리는 일상이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우며 도전하던
그 시절의 여러가지 직업을 대변하는 詩들이
많이 실려 있는 詩集입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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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일 없이 시간 때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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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돈은 말랐고
할 일 없이 시간 때우기는
정말 지겨운 일이다.
것두
실바람 남실대는 운치의 계절이라면야
누워서 식은 죽 먹기겠지만
무더위 뙤양볕 내리쬐는
도심의 한 복판에서야
대체 뭘 한단 말.

어디로 갈까 ?
공원 벤치 -
끓어오르는 지열조차
감당해내기 어려울 걸.
은행이나 병원 -
시원하기야 안성맞춤이지만
눈치보며 오랜 못 있지.
지하철 대기의자 -
그 시꺼먼 공기 생각만 해도
어휴, 푹 푹 찌는구만.
시내버스 종점에서 종점까지 -
거리의 매연 온통 들이마시면
건강은 대체 누가 책임진다냐.
한강 고수부지 -
그늘 한 점 없는 열대 지방
사우나 할 일 있나.
대형 빌딩 로비 -
아서라, 기웃거리다
도둑이나 잡상인 몰리면
완전 쪽팔릴라.

그럼 어디로 간단 말인가.
비라도 한줄금 시원스레 뿌려주지.
주머니에 돈이 조금만 있어도
갈 데는 지천인데,
커피숍, 비디오방, 만화가게, 극장, 사우나탕,
이발소, 수영장, 헬스클럽, 노래방....

막담배 아껴 빨며 머리 굴려보지만
아 -
묘수가 도통 떠오르질 않아.
열받은 이 머리로 철퍼덕 주저앉아
장탄식 한숨 섞어 시나 한 수 지어야겠다.
나도 지갑 속에 돈푼깨나 있었을 땐
한 번을 써도 진정 폼나게 써제꼈었지.

그 시절,
돈 좀 쓰려 해도
도무지 바빠서 못쓰던 그 시절 -
할 일 없이 시간 때우기는
죽기 보다 벅찬 일이다.
그래 !
세상에 시간 남는 것처럼
황당무개한 경우도 참 드물 거다.
그 개같은 경우가 바로 내 경우다,
사실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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