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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의 시집에 총 1,716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4집. 지구 반대편의 메아리  


  "4집. 지구 반대편의 메아리"
1995년 8월 5일에 인쇄된 詩集입니다.

序詩의 제목은 '평론가에게'이며
총 5개의 章으로 구분되어 있고
'때로는 한두가지 씩 숨기고 싶은 비밀 있었다'에 10편,
'계절이 바뀌면서 염원이 싹트는데....'에 10편,
'세상 사는 보통사람의 없어진 참 모습'에 10편,
'자연 있고 사람 있지, 사람 있고 자연 있을까 ?'에 10편,
'산다는 것은 바로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에 10편,
합계 50편으로 엮은 詩集입니다.
[ 도서출판 가람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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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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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모래밭에 노을 붉게 물들면
금빛 노을빛 모래톱으로
조개를 줏으러 나오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노을빛 얼굴에 노을빛 옷,
노을빛 눈동자 반짝이면서
노을빛 소쿠리 가득
노을빛 조개 찰 때 까지
재잘재잘 즐거운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피조개 꼬막 홍합 꿈조개 진주조개,
노을에 반짝 반짝
갈짓자 그리면
보드란 모래사장 무릎을 대고
길게 길게 갈짓자
금 그으면서.

노을져 어두워
소슬바람 불 때 까지
노을 가득 꿈 가득
조개를 줍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어촌게 결산 참에
탁주 한사발 걸치곤
얼근해진 기분에
거꾸로 눌러쓴 재건모자,
콧잔등엔 땀방울 송글 송글
휘파람 소리에 비틀 비틀 자전거,
제방뚝 아버지가 갈짓자 그리면
넘어가기 아쉬운지
바닷물에 출렁 출렁
노을도 따라서 갈짓자 그립니다.

모락 모락 지붕 위로 밥짓는 연기,
노을빛 굴뚝 위에
노을빛 머리 풀고
덩실 덩실 춤을 추면
엄마는 행주춤에 손을 훔치며
아이들 내달아 올
동구밖 길 기웃 기웃,
꿈처럼 행복처럼
구름 노을 헤아리곤
싸립문 밖 왔다 갔다
갈짓자 걸음 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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