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1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3집.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3집.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1995년 3월 23일에 출판된 詩集입니다.

詩人이 직접 '책 머리에'라는 인사글을 썼고
총 4개의 章으로 나뉘어져있는데
'방황하는 자아'에 15편,
'현실을 찾아서'에 15편,
'해묵은 운명'에 15편,
'살며 사랑하며'에 15편,
합계 60편의 詩가 실려있습니다.

유난히 連作詩가 많아서 총 60편이지만
훨씬 많은 量의 詩를 감상하시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 도서출판 가람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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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거리 선다방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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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창문짝 막는답시고
듬성 듬성 풀먹여
도배질한 달력 뒷편에서
반쯤 벌거벗은 저 여배우는
머리에 뒤집어 쓴 쥐오줌 지도가
퍽이나 재미 있는지
키득거리고 서 있는데

개꿈 속을 헤매다
정신 찾아 둘러보니
예가 어딘가.

흙먼지 폴 폴 날리며
막차는
신작로를 따라
종점에서 시작된
행진을 이었고
겨울 하루 짧은 해가
땅거미 불러와서
영겁의 작별을 이야기할 때
시골 다방 주방에서는
된장 끓는 냄새가
뽀그르르 들려난다.

철이 이른 건지
남겨진 건지는 모르지만
단풍 잎새 하나가
눈덮인 뒷산 자락에서
슬금 슬금 어둠 따라 걸어오고
날 보듯해 진 나는
향수 어린 눈길 되어
그윽하니 바라보다
잊었던 행선지 찾아내고는
화닥닥 부산떨며
자리 떨쳐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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