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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의 시집에 총 1,716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4집. 지구 반대편의 메아리  


  "4집. 지구 반대편의 메아리"
1995년 8월 5일에 인쇄된 詩集입니다.

序詩의 제목은 '평론가에게'이며
총 5개의 章으로 구분되어 있고
'때로는 한두가지 씩 숨기고 싶은 비밀 있었다'에 10편,
'계절이 바뀌면서 염원이 싹트는데....'에 10편,
'세상 사는 보통사람의 없어진 참 모습'에 10편,
'자연 있고 사람 있지, 사람 있고 자연 있을까 ?'에 10편,
'산다는 것은 바로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에 10편,
합계 50편으로 엮은 詩集입니다.
[ 도서출판 가람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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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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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밤내 지겹도록 폭우 쏟아붓더니만
새벽 여명 동틀 무렵 날은 아니 밝고
어물쩍 봉당넘어 빗물 기어들었다.

유난스레 지대 낮은 지하 쪽방 살림살이,
마을 어귀 하수구 집결되는 곳.
거무티티 혓바닥 날름거리며
끝내는 빗물 넘쳐 잠겨버렸다.

비가 오건, 물 넘치건, 별무관계라
천하 태평 배냇버릇,
등떠미는 바가지 소리 귓전 흘리고
어차피 장마비에 지루한 꿈 사라진
죽은듯 살아가는 나는 영세민.

그 와중에 글쓴다고 넘치는 물앞에서
쪼그려앉아 턱을 괴고 시상 짜내는데,
물 잠겨도 아까울 재산
별로 없지만,

내 자식 몽당연필 책나부렁이만은
행여나 물에 젖어 못쓸라치면
하나 남은 소망마져 휩쓸려갈까
쓴 담배 꼬나물고
빗물만 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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