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3집.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3집. 당신은 나의, 나는 당신의"
1995년 3월 23일에 출판된 詩集입니다.

詩人이 직접 '책 머리에'라는 인사글을 썼고
총 4개의 章으로 나뉘어져있는데
'방황하는 자아'에 15편,
'현실을 찾아서'에 15편,
'해묵은 운명'에 15편,
'살며 사랑하며'에 15편,
합계 60편의 詩가 실려있습니다.

유난히 連作詩가 많아서 총 60편이지만
훨씬 많은 量의 詩를 감상하시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 도서출판 가람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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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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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그리운 날에는 불쑥
공예린의 팔목을 틀어쥐고
홀로 길 떠나리.

영원으로 이어진 철뚝길을 따라
한없이 걷다 지친
나그네 전대를 보며
빨간 쉐터옷 산골 아낙이
배시시 헤픈 웃음 흘리는데

거기 그 자리 장승 곁에
바짝 움츠려 서면
본래 그게 내 자리였던 듯
잠이 쏟아져 -

너절히 얇은 겉옷 자락이
매운 바람에
쓸려 내려가고
나체 드러내 볼품 없는 한 남정네
부들 부들 뒷다리 떨며
방랑의 기념을 땅속에 박다

겨울밤 깊어진 골안개 사이
야트막한 산자락에
들꿩 푸드득대며
교미하는 소리
길게 길게 기억을 때릴 즈음

촛농 녹아 떨어진 너울거림 속에서
발견된 신화

언제 부터인가,
그토록 가슴 절절하게 그려오던
뮌헨과 슈바벵

망초꽃 -

닮은 여자다.....

나의 사랑이여 !

어쩔 수 없이 밝아온
새벽 미명 이름으로
허술한 토담 지붕위에
햇살이 또 목숨을 선물하고

술 덜 깬 쥔아낙의
두껍게 주름 잡힌 아랫배
시금털털 사추리조차
환희로 여겨질 때
머리맡에는 굵은 갈잎 만
어지러이 널려있더라

돌아가는 길에는
차창에라도 꼭 써보리라

갈대붓 처럼 인내하는
생면부지 목숨일 망정
나의 소중한
겨울 한 철 재산 되어
밀레의 만종 그 밭에서
나도 기도 하고 서 있을 터 -

영혼 메말라
고사목으로 비틀어져
그대 마주할 수 없으니
그저 오늘 아침만이라도
하이얀 눈발이 흩날린다면
참 더 바랄 것 없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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