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2집. 일년이면 삼백예순 날을  


  "2집. 일년이면 삼백예순 날을"
시기적으로는 1집 보다 빠른
1992년 3월3일에 처음으로 인쇄되었는데
교정본 상태로 한동안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집으로 보시면 됩니다.

훗날 증인출판사에 의해서 재출판되었으며
'내 마음의 의자 위에 살며시 다가앉은
당신을 위한 사랑의 노래'라는
긴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믿음'을 序詩로 하였으며
총 10개의 章에 5편씩,
각 章마다의 내용 순서로는
'사랑하는 이의 밀어', '여러 각도의 밤의 얼굴',
'생활 속의 동심 향기', '변화를 추구하는 일상',
'자학으로 성숙하는 영혼'으로 편집하여
총 51편의 詩로 엮어져 있으며
추가로 8편의 꽁트모음,
그리고 단편소설 '해바라기의 겨울 계곡'을
뒷부분에 같이 실었습니다.

분량 상으로는 많지 않지만
그 구성된 내용 상으로는
종합 쟝르의 選集 성격을 띄고 있는
詩集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증인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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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꿈 *



시작노트

" 꽃 꿈 " 詩作 note

세상 사람 중에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의학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그 꿈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꾸기 싫다고 안꾸고, 꾸고 싶다고 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자다보면 꾸게되는 이 꿈은 때로는 좋은 일을 예고해주는 길조로 표현되기도 하고 간혹 좋지 않은 흉사를 예고하는 나쁜 조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원하건 원하지 않건 잠을 잘 때 꾸어지는 꿈의 내용은 사람이 임의대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데에 그 묘미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돼지꿈이나 용꿈, 돈벼락 맞는 꿈이니 꽃꿈, 또는 똥을 깔고 앉는 꿈이나 불이 나는 꿈, 아니면 죽은 사람이 나타나는 꿈 등은 우리에게 좋은 재수를 가져온다 하여 길몽이라 부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이른바 재수 없는 흉몽도 꽤나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꿈에 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꿈을 믿기 때문에 현실 생활에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남들에게 빈축을 사면서도 동떨어진 의식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꿈풀이만 전문으로 하는 철학가도 생겨나고 꿈에 대한 해석을 하는 전문서적이나 사이트들이 꿈이라는 명제만으로도 성황리에 번창하고 있을까?
꿈자리가 뒤숭숭한 날은 몸조심하라는 옛 어른들의 충고는 차치하고라도 실제로 어수선한 꿈을 꾸고 난 아침에는 찌푸둥하고 컨디션이 최악인 것만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사람에 따라 꿈을 꾸고 나서는 그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도 이런 부류에 속하는데 밤에는 무진장 부지런하게 꿈을 꾸는 것 같아도 막상 잠에서 깨어나면 순식간에 그 내용을 잊어버리고 마니 이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꿈의 대부분은 제아무리 바쁘게 열심히 만들어도 그야말로 아침 해와 더불어 일장춘몽으로 물거품처럼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그리고 그 특별한 경우의 대표가 어린 시절의 꿈을 꾸는 경우이다.
이상하게도 어릴 때의 일들이 꿈으로 나타났던 건 다음날에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옛 고향의 들판과 강산의 풍경, 어린 시절의 친구들, 어렸을 때 있었던 사건들과 돌아가신 어르신들의 모습까지도 비교적 당시의 기억이 좇을 수 있는 한 또렷하게 꿈에서 파노라마처럼 보여진다.
그리고 그렇게 어린 시절의 꿈을 꾼 날은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고 하루 종일 하는 일에 힘이 솟는다.
그것을 일종의 징크스로 볼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가끔씩 기분이 우울해지면 밤에 어릴 때의 꿈이라도 꾸었으면 하는 염원을 지닌 채 잠 자리에 드는 날도 더러는 있었던 것 같다.

요즈음은 이런저런 연구 결과로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분야인 좋은 꿈을 유도하는 방법도 많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잠잘 때 코끝에 장미향이 맴돌 경우 기분 좋은 꿈을 꾸게 되고, 계란 썩는 악취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실험도 있었고 그 결과 기분 좋은 향기는 달콤한 꿈을 부른다는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어떤 대학의 연구팀은 15명의 지원자가 수면주기 중 가장 꿈을 많이 꾸는 시기인 REM(Rapid Eyes Movement)수면에 빠져들었을 때 10초간 고농도의 장미향 또는 계란 썩는 냄새가 나게 하였다.
그 뒤 깨어난 지원자에게 연구팀은 꿈의 내용에 대해 질문했고 위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꿈의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던 소리, 압박, 진동과 함께 냄새도 꿈의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카디프 대학의 후각과 미각 전문가인 팀 제이콥 교수는 “다른 감각은 시상을 통과해야 뇌로 정보가 전달되지만 시상은 자는 동안 닫혀 있어 감각을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후각은 시상을 통과하지 않고도 뇌 변연계에 정보전달이 가능해 감정을 관장하는 해마의 편도체를 자극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의학적으로 이용하면 악몽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니 이젠 정말로 꿈도 골라서 꾸게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건가 ?

그러나 이렇게 장황한 꿈의 이야기는 길어봤자 한 마디로 그냥 꿈 이야기일 뿐이다.
꿈은 어떤 모습으로 어느 시기에 꾸어지든 우리에게 언제나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종용하는 역할을 한다.
하루하루의 일상에 충실하자고 이야기한다.
매일매일 지속되는 일상이 중요하지 않다면, 그 속에서 꿈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그걸 위해 실천할 의지가 없다면 우리가 살아갈 이유도 없다는 걸 꿈은 우리에게 암시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중요한 일' 이고 그래서 꿈에 따라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자기 자신이라는 이름을 걸고 살아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자신이라는 이름은 매일매일 지속되어 온 이제까지의 일상을 훌륭히 견디어냈으며 어떠한 난관이나 역경도 훌륭하게 참아 이겨낸 우리 자신의 것이므로 곧 '꿈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우리의 이름이 소중하듯 자칫 꿈 때문에 핑계를 만들고 불성실해 질 수도 있는 자신의 무료할 지도 모를 그 일상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기능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먼저 취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생각은 과연 어떤 것을 좋아할까 ?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오래오래 생각한 것을 닮아간다고 한다.
오랫동안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침내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닮아가고, 오랫동안 공부를 한 사람은 학자의 모습을 닮아가고, 얍삽한 생각만 한 사람은 수전노의 모습을 닮아가고, 오랫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 어린 왕자 같은 모습이 되어가고, 그렇게 마음에 오래오래 담아두고 있으면 마침내 그걸 닮아간다는 사실, 참 신기하다.
그래서 태교에서도 닮고 싶은 사람의 사진을 걸어놓고 계속 닮기를 염원하면 닮은 아기를 출산한다는 생각의 깊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지금 내 마음 속에 담아둔 걸 한 번 꺼내본다면 그건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뭔가를 오래오래 생각하면 그 모습이 된다는 사실은 어쩌면 참 두려운 사실이기도 하다.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도 일종의 자기 선택일텐데 우리는 지금 이 시간 어떤 것을 생각하면서 시선에 담는 중일까 ?
어떤 것을 귀에 담고 어떤 것을 마음에 담는 중일까 ?
생각한대로 닮아간다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생각 속에 빠져 있는 걸까 ?
과연 우리가 지난 밤 꾼 꿈은 어떤 내용이었으며 오늘의 우리의 일과에 얼마만큼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
혹시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좋지 않은 내용의 어제 밤 꿈을 갖고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너무 재수가 없을까봐 꿈땜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어서 안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꿈의 종류나 내용이 아니다.
그 꿈의 해석을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 하는 데 꿈의 진정한 효력과 영향력의 여부가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오늘이 꽃처럼 활짝 피어났다면,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환한 꽃의 미소를 뿌려주는 삶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우리는 어제 밤에 바로 꽃꿈을 꾼 거다.
꽃꿈을 꾼 거다 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꽃꿈을 꾼 거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우리 스스로 꿈속의 초상화를 그리는 중이다.
역시 꿈보다 해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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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무궁 무궁화에 라일락은 첫사랑,
사과꽃 순결한 약속, 물망초 날 잊지 마세요,
너와 더불어 클로버, 알핀로지스 불타는 마음....

꽃말풀이 하다가 잠든 내 꿈속에는
꽃마차 탄 새색시 방싯 웃으며
한아름 꽃 안고 홀연히 오다

어린 시절 매만지던 엄마 치마 자락에
흩날리는 꽃잎마다 즈려 즈려 담아서
눈보라 꽃보라 폴폴 날리며
하늘끝 꽃신 신고 내 꿈 익어가다

언제까지 깨어나기 싫어,
꽃꿈 바램 있음에
꽃동산 너머 너머 파랑새 날고
올올이 익어가는 사랑의 향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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