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끝만큼 남은 달
옅은 구름 뒤에 숨어있는
어떤 밤,
이런 날엔 진즉
별이라도 보이면
한결 나으련만

도시 불빛에 눌려
비늘빛조차 잃은
작은 별들 틈에서
큼지막한 별 서넛
듬성듬성 제 역할 다 하려
무진 애쓰는 밤

어딘지 모를 눅눅함
세월의 눈물처럼
낯선 몸뚱이를 훅
덮친 다음에
깊은 바닷속에서
일렁이는 미역인 양
곤한 꿈 빠져들더니

이내 다시 잠깨어
찰진 밤으로 문 나서네

홀가분함과 후련함
산에서 불어온 댓바람 되어
졸지에 달려들고
그 끝에 묻은
찝찝한 냄새 사이로
허전함 스물대며
곁을 스쳐가는데

지금쯤이면
날 기다리느라
하얗게 밤 지새운 그니
동백기름 바른 머릿결에
꽃단장 부신 별빛 스밀테니
아련한 흔적 옅어지기 전
하마 되돌아
벅찬 회포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