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런 거다,
바람 언덕 우에 서서
시방은 삶 저무는 저녁 살아가야 한다

한 평생 몸뚱이 던져 맞아온
한결같은 바람이라 하나
저물녘 바람이라면
유난스레 매몰차거늘

바람 종일 머물러 또아리 튼 자리
다시금 치솟은 바람 덧입혀
생살 된통 뭉개지도록
세월 한숨 켜켜이 쌓일 적

두 줄기 바람 겹쳐져
영락없이 십자풍으로 불면
피하고 싶다 해도 피할 수 없어
세속의 모질어빠진 폭풍우

그렇게 삶의 밤은
서서히 어둠으로 오리니
밤바람 머릿결 적시는 순간엔
간절한 기도로 남은 숨 이어야 한다

귀꿈스런 산비탈 구석으로
몰아치던 바람이 잦아들면
아카사니 겨우 겨우 찾아낸
삶의 여울목 소용돌이

그나마 세월이 보내준 마지막 소망
잣다른 조각조차 오이하여
그저 바람만 바람만 불어대던 언덕

그 언덕 우에
얼마나 오래 서 있었던 겐지
처진 어깨는 여전히 축축하기만 하고

하늘 별빛 모조리 빨아들여도
변치 않을 성 싶어
어두운 눈빛 머금은 바람이
문득 내일을 이야기 한다

어쩌면 오지도 않을
바람 언덕의 내일 이야기를
오늘 밤 다 저물도록, 날 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