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창문을 열면
구름 끼어 별 하나 없는 밤하늘,
얼마나 높은지 알아볼 수 없더니

달과 별 가린 먹구름
하늘에서 내려와
가슴으로 스며들고

동이 트기에는 아직도 먼
거기 서있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나,
답은 멀리에 있지 않았어

정해진 삶 다시 사는 거라면
실수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러나 그게 답은 아니지
답은 뭘까?

기껏 불완전한 두 번의 삶
언뜻 기억하고 있을 뿐,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

지금 살아가는 오늘은
미래의 내가 그토록 원했던
과거일 수도 있다는 사실,
하기에 한 시도, 1분, 1초도,
낭비할 수는 없다는 사실

요즘은 밤마다 꿈을 꾸지,
옹골차게 여문 어떤 사연
머드러기 하늘빛 인연

무의식에 벌어진 틈처럼
무언가 꿈을 통해
꾸물꾸물 나타나서는
자신을 보라는 듯 손짓하는데

희미한 빛은 결국
흐릿한 그림자나 만들고
환한 빛이라야만
더 크고 선명한 그림자 만든다는

그 밤은 내게 답을 말하기 전에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미
밤이 내게 문제를 주었던 걸,
사실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