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여름 밤하늘은
가을 밤과는 달라
당초 봄이나 겨울 따윈 비교도 안되지

한낮 더위에 시달린 하늘이
가리웠던 모든 걸
훌 훌 벗어던지고
민낯 드러내는 비밀스러움

부끄러운 듯 고개는 돌리면서
은근히 속살 다 보여주면
수없이 많은 별들 흠뻑 취해
더더욱 반짝거리게 돼

그 별빛 남사스럽다 여겨
왕사탕처럼 둥그런 달이
차라리 온 몸 불살라
하얀 빛무리 뿌려대는 건
또 하나의 절경이라

달볕 물씬 머금은 세상누리
온통 하얗게 빛나면
화들짝 영글은 여름 밤
이윽히 손 내밀어
달볕에 어우러지곤 하지

한 잔은 더 걸쳐야
밤을 지샐 수 있으리라 여긴
뭇 취객의 심사
다리 뻗고 널브러진 꼴
별처럼 익어가는데

깊어질수록 눈망울 초롱이는
이 여름 밤하늘은
마즈막 숨긴 실핏즐까지
드러내자 작심하곤 슬금
속곳조차 벗고 있는 모양새라

이토록 아름다운 별 쏟아지는
여름 밤하늘이면, 너는
오로지 맑은 눈으로 보아야 해
아주 맑은 눈 떠서 바라보는 거야

할 수 있는 한 그저 눈만 크게 뜨면
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