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주아주 작은 파동이었지

뱀 꼬리 틀 듯 나선으로 번지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소요로 변하던
그 촌음보다도 짧은 찰나,

하늘 광대무비한 영토에 비하면
분명코 미세한 점에 불과한데
지저에 심지 굳게 박아놓은
미끈한 기둥 하늘에 맞닿았지

눈으론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는 소요,
힘의 파장 천지사방 뒤흔들고
거칠게 휘몰아치는 대기에
빨려들어가는 구름 엉키면

굉렬한 벽력과 경천할 대소성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반진력

유유히 떠다니던 바람의 일상
험난하게 변모하는 평온
천재지변의 파격조차 넘어서는
만상의 무류 게 있었지

우주로 가는 여행길인 양
어느 날 우연히 떠나게 된 미로,
마음은 혼란으로 가득 찼고
그러면서 어렴풋 알게 된 네 마음

그랬던 거야,
내 마음은 이미 우주
작은 마음이지만 커다란 우주이며
큰 우주가 결국 내 마음에 있어서

만상은 곧 작은 마음 될 수 있고
큰 우주로도 될 수 있으니
진리는 하냥 마음의 흐름이었지
마치
본래부터 하나였던 흐름처럼

우주를 찾아 떠났다던 긴 여행은
불과 네 마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눈물만, 한숨만, 실망만, 그리고
너를 향한 애증의 몸부림만
죽어라고 반복하며 맴돌았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