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데팡당을 준비하며 " 詩作 note

필자는 요즈음 무척 바쁘다. 평생을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듯 번잡하게 살아온 터수라 새삼 무에 그리 바쁠 일 있느냐며, 혹자는 의아해 할 지도 모른다. 허기사 스스로 반추해보기에도 정신 사나울 지경으로 굴곡진 여정이었으니, 구태여 이만큼 나이 들었으면서 새로운 사연 빚어내려 시간을 쥐어짜는 노릇이라는 게 허망한 짓거리라 여겨질 수도 있다. 하물며 그 일이 천직으로 여겨온 글쓰기나 강의 따위와 연결된 일이 아니고, 생전 겪어본 적이 없는 외도(?) 때문이라면, 이건 일단 짧지 않은 삶의 자락 통틀어, 전에 없이 야릇한 사단이 난 건 분명타.

각설하고, 필자가 속해 있던 모종의 단체를 통해서 제법 규모가 있는 전국적 행사 두어 차례를 총괄하여 주관했던 경험이 인연이 되어, 뜻하지 않게 사상 초유의 미술 관련 행사에 소정의 책무를 맡아 참여하게 되었음이다.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고 했던가? 모든 물줄기가 바다로 통하듯 일정한 수준 이상이면 그 흐름의 맥락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미술이나 문학이나, 혹은 다른 예술들까지 아울러서, 사람의 오감을 활용한 아름다움의 추구와 감성의 조화로움이 근간을 이룬다는 데에는 하나된 진리일 거라는 나름의 확신과 간주가 있었기에 망설임 끝에 소임을 수락하였는 바, 신중하게 접근하며 배움의 자세로 임하면 되겠다는 다짐 얹어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불과 촌음도 경과하기 전에 필자의 우매함과 조급함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하는 중간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후 필자의 어리숙함의 댓가로, 이제껏 정신이 쏙 빠지도록 헤매고 있는 중이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미술 관련된 각종 밴드나 카페 등에 가입하면서 전문가들이나 동호인들의 지식과 정보를 얻어듣기도 하고, 곁눈질로라도 각종 연관 자료와 소식들을 접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터넷과 서적을 섭렵하면서, 미술에 관한 기초 지식과 제반 흐름을 습득코자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이 길은 진정 녹록치 않고, 갈수록 높은 벽에 절망의 탑이 두터워져갈 따름이다.

그러니 어쩌랴? 어차피 내디딘 걸음인 걸. 귀하고 고절한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미술계통의 어르신들에게 삼고초려로 가르침을 받으며, 더딜 망정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이즈막이다. 예컨대 이 행사를 마치고 나면 아마도 우리나라에 뜻밖으로 박식한 비전문가 한 명이 추가로 생겨날 모양새다. 부딪치고 깨지며, 넘어지고 자빠지며, 그리 힘겹게 배워 터득하는 게 인지상정이리라. 중요한 건 세상의 어떤 지식이나 지혜도 실지로 체험하고 느껴보는 경지라야 비로소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밑받침 되고나서야, 진정한 만류귀종의 이치도 부록으로 터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빈 문화재단’과 ‘국제 앙드로말로협회’에서 주최하고, ‘피카디리 국제미술관’, ‘(주)유비인’, ‘(주)SEM’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앙데팡당 2019 코리아’ 전시회는 ‘피카디리 미술대전(6월 21일 ~ 6월 30일)’과 ‘피카디리 국제아트페어(7월 3일 ~ 7월 9일)’로 연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프랑스 앙데팡당전’을 통해 추천된 유럽작가의 작품 100점과, 엄중한 기준으로 모시게 되는 국내 유명 초대작가의 출품작 50여점, 그리고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심사위원들이 참여하여 철저하고 공정한 비밀심사를 통해 수상작으로 선정된 공모 작품 수백점이 거의 600평에 달하는 피카디리 국제미술관 메인홀에서 소정의 절차에 의해 진행된다. 또한 부스개인전과 일반전으로 나뉘어 국제아트페어로 이어지는 대규모의 전시회는, 단언컨대 국내에서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미술 대축제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행사이다.

특별히 이번 행사는 미술계통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나 전문적인 화가들 외에 별다른 재능과 실력이 없는 일반인들도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각종 부대 행사와 콜라보 전시까지도 다양하게 병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히 지면을 통해서 소개를 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많은 시상 계획 및 경품 행사들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마도 이번 기회에 참여코자 잠시 시간을 내서 전시회장을 찾는 관객들은 고단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삶의 치유와 새로운 행복을 맛보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고 여긴다.

게다가 그림에 조예가 깊은 부류의 지식층이나 좋은 작품을 소장하기 원하는 애호가들에게도 상당히 귀중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주최 측의 전언에 의하면,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수많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구입하기를 원하는 관객들 사이의 교감을 이룩하고 소통의 장을 형성해서, 현실적이고 정당한 가격으로 작품이 유통될 수 있는 윈윈의 터를 닦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모름지기 전시회를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히 만족과 보람을 선사하겠다는 취지이다. 비단 예전부터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겸비하지 못하여 거의 초보 수준인 필자가, 과감하게 행사의 일익을 담당하여 거름이 되어보겠다는 다짐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서 많은 관련 보도와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광고와 배너 광고가 계속해서 게재되고 있는 중이고, 유튜브나 SNS를 통한 홍보 영상과 티저 영상 시리즈가 매니아들에 의해서 널리 전파되고 있으며, 전국의 대학교나 주요 장소에 행사 포스터와 플랭카드가 부착되어 분위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행사 조직위원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전국의 관련 단체나 교육기관들을 방문하며 유수한 화가들에게 출품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행사에 관련된 판촉 물품이나 엠블럼을 형상화한 보조 기구 등도 곧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아무튼 모처럼 성대하게 펼쳐질 문화의 향연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벌써 언론을 접해본 사람들이 많아, 새삼 앙데팡당이나 앙드로말로 협회에 관한 부가적인 설명이나 안내는 필요치 않다고 여긴다. 그만큼 벌써 우리나라에서도 낯설지 않은 명칭이며, 세계적으로 공인된 살롱의 이름이므로 더 이상 자세한 필자의 해설은 췌언이니 생략하기로 한다. 인터넷 검색창이나 유튜브를 이용하면 누구나 신속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넘쳐난다. 그보다는 이 행사를 기점으로 향후 매년 그 범위를 확대하여, 내년부터는 대한민국을 벗어나 탈아시아권의 작가들까지도 총망라하여 대대적으로 초대하겠다는 주최 측의 야심찬 계획도 이 전시회를 한 번 더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놓여지는 행보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추측은 누구라도 쉽게 그려볼 수 있을테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대로 해를 거듭할수록 엄청난 반향을 불러오며 더욱 번창해갈 앙데팡당전은, 머지않아 반드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 전시회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바이다. 그리고 그런 위대한 역사를 쌓아가는 업적에 필자가 일원이 되고 있다는 데에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음을 고백한다.

지난 4월 중순, 봄이 한껏 무르익는 주말에 필자는 새롭게 탑쌓아가는 인연으로 비롯된 초청에 응하여, 경기도 고양시 삼송에서 진행된 한국화와 서예의 거장이면서 이번 앙데팡당전에 초대작가로 위촉된 한 화가의 갤러리 오픈 축하연에 참석했었다. 이미 ‘졸수(卒壽)’의 연세를 목전에 두었으나 아직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대가의 잔치에는, 소위 각 분야의 거장이라고 불릴만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자리하여 진심어린 축하와 찬사를 보내주는 뜻깊은 시간들이 풍성하게 이어졌다.

주고받는 덕담과 축원을 통하여 저절로 활력과 생동감을 고양시킬 수 있는 기회를 경험하면서 필자는, 평생을 걸어온 문학의 세계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또 다른, 넘치는 감동과 끓어오르는 열정을 몸과 마음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엮여져 있다. 삶이 이어지는 한 끝없는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도 무수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며 이어져갈 것이다. 비단 원하지 않던 어떤 일이 어느날 예상치 않게 일어나기도 할 것이며, 꼭 하고 싶은 일이라 하더라도 연이 닿지 않으면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다가 마감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바란다. 남은 삶의 이슈가 자신과 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면서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알 길은 없지만, 주어지는 어떤 일이라도 숙명이라 여기며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면 필경 그 보람과 결실은 노력한 만큼이 아니라 그보다 열 배, 백 배의 커다란 효율을 보여주며, 긍정의 삶 속에 선물로 깃들어줄 것이라는 믿음과 열정이 식지 않는 여생이 되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