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실 따지고 보면
좀 애매하긴 해
분명 중요하긴 하지만
간혹은 그런 게 정말 중요한 건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으니까

허기사 다 인간인데,
모두가 숨 쉬는 인간들인데,
인간을 그냥 인간이라 부르지 않고
구태여 구분지어
황인, 백인, 흑인으로 나누더니

그리 나누는 것만으로는
경계가 불분명하다 하여
이리 나누고, 저리 나누고
나눈 걸 또 나누고
다시 나누어가더니

나중엔 개개인에게 이름 하나씩 붙여
완전체까지 나누어버리니, 그래
인간은 결국 혼자인 게야
숱한 호흡들 뒤섞인
광야, 텅 빈 벌판에서

홀로이 길 가는,
내 이름이 뭔지는 아니?

현실성도 없는
완벽을 추구하다가 결국
존재의 이유조차 어이없이
상실해버렸던 존재

인간들 줄 서서 숲을 지나면
오솔길이 생기고
내가 홀로 숲을 지나면
유독 나는 숲이 되어가는데

인간들 손 잡고 별을 보면
별자리가 생기고
내가 홀로 별을 보면
이내 나는 별이 되어지는데

어차피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존재의 이유 만들어준,
그 숲에서 별이 되어져
조용히 사라져간,

실종이 아니라
실제로 별 되어 사라져버린
한 번 속삭이듯 불러 봐,
내 이름을 불러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