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참 곱지요,
여기저기 점점 박힌 별바다속 슬몃
홀로 둥그런 얼굴
빼꼼 내어민 모양새
엄청이나 정감 가지요

기왕지사 절기 거두기 아쉬운지
꿉꿉한 바람습막 힘겨워
정작 제 빛은 기를 쓰지도 못하니
한 치 앞 내다보기도 버거운 채로
안간힘 쓸망정,

달은 추억처럼 담담히 이별을
말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달밤 지나면 잠시잠깐
가슴 저미는 이별이야기
잊게라도 해주니 더 좋구요

달 지는 새벽이라 해서
번뇌 죄다 사라지진 않지만
아픈 상흔 한 덩어리 뭉텅
떨어져나간 듯 시원한 허전함
느낄 수는 있거든요

이미 떠난 사람은 가슴에 남지요
구멍이 처음엔 너무나 커도
후에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꿈으로 남아져요,
사람은 원래가 그런 거래요

그렇기는 하지만
느닷없이 사라지고
느닷없이 생겨나고
원래부터가 그런 건 아니지요,
사람 감정이라는 게

누군가가 행복해지기 위해
꼭 누군가의 불행을
필요로 하진 않아요
실은 행복은, 완전한 행복은
더불어야 비로소 행복한 거라지요

달은 떠난 사람의 얼굴을 닮았어요
행복했던 시절을 꿈인 양 남겨
지금은 추억으로, 아름다이
마음속 깊이 떠오르곤 하지요
밤이면 밤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