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깊어지면
되살아나는 침묵의 소리
심연의 어둠 속으로 침잠하는
고요한 침묵
조용히 무릎 끌어당겨 고개 파묻다

“나 정말... 살아는 있는 걸까?”
어둠 향해 묻다
어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늘 그렇듯
일말의 미동도 없이
그저 옆을 지킬 뿐

아직은 어둠이 무서운 날들, 그러나
겁은 내지 않고
어둠 속으로 더 깊게 파고들다
모두 진즉에 곁을 떠나고
이제 남아있는 건
스스로를 핍박하는 나 혼자

어둠보다 무서운 현실, 외로운 오늘
현실의 현실적 상황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
하지만 좀더 버텨보기로 하다

“다들 돌아와줘야 해. 반드시...”
어둠 향해 말을 걸다
서늘한 침묵 되돌아오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긴 침묵
예컨대 침묵과의 대화다

이내 깊은 심연의 잠에 스르르 빠져들다
침묵을 깨면서
숨소리 점점 커져가는 걸
들으며, 들으며,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