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서글퍼도,
삶이 자꾸 뒤통수를 쳐도,
말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살인이라는
오래된, 살떨리는 계율 새기며

하루, 하루, 이 하루만이라도
죄짓지 않으려고
등뒤 세상엔 일절
눈길조차 주지 않았음인데,
입도 닫고
귀도 막고....

살다보니
모르고 지은 죄 이미
하늘끝 닿았거늘
죄 하나 덧붙인즉 대수랴만은

당신을 아프게 하는 죄만큼은
절대 더할 수 없어서,
알고는 차마 지을 수 없어서,
참 서글픈
갖가지 우여곡절 끝에 다다르는
피안의 세계라

파란만장 천신만고로
나만의 에덴동산 열어낸다면
거기서만은 뒤통수치는 삶
겨우 없앨 수 있을텐데,

난 노래하는 새 되어져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노래부르고,
난 피어나는 꽃 되어져
오로지 당신께 보여지려 피어나고,
난 반짝이는 별 되어져
오로지 당신에게만 고운 빛 뿌려주고,

내 다시금 태어나는 그 때로
오직 당신의 사랑으로만 거듭나리라
참으로 서글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