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산 안개 " 詩作 note

24절기 중의 하나인 ‘대한’이 지났다. 예전에는 제법 절기와 실제 자연 현상이 잘 맞아떨어지더니 요즘 들어서는 사실 절기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제 멋대로다. 절기상으로는 엄청 추워야 하는 시절이지만, 그 새 한두 번 정도 혹한이 몰아치긴 했어도, 역시 올 겨울도 끝자락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음은 자명하다. 허기사 아직도 2월 한 달은 잔뜩 긴장한 채로, 자연의 몽니를 경계 섞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큰 코 다칠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보다도 예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바, 시도 때도 없이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가 자못 심각하다. 통계에 의하면 측정하는 방법에 준할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까지 할 정도라니, 이렇게 대책 없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다가는 예기치 못하는 신종 질환들이 판을 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가뜩이나 한 겨울에는 바깥 공기가 건강을 위협하는 터수에, 이제는 작정하고 뿌연 공기 덩어리까지 실어 나르니 사람 살기가 참 수월치 않다. 아무튼 건강 지키는 일이 어떤 세상사 보다도 급한 일이 되고보니,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는 가장 먼저 기상청의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전에는 강원도는 그런대로 청정지역이라는 고상한 명칭으로 불리워지곤 했지만, 무자비한 미세먼지 앞에서는 성역이 없다. 근래 들어서는 며칠 동안 필자의 거주 지역으로도 가시거리가 극히 제한될 경우로 심한 오염이 대기를 휩쓸었다. 잠깐 외출을 할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나서야 할 정도로 퍽이나 심각한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이는지라 여간 불편한 노릇이 아니었다.

멀리 올려다 보이는 치악산 자락은 시시때때로 산안개에 덮여 운치와 감성의 보고로 여겨지곤 했었는데, 그래서 그 안개에 언뜻 낭만과 사연을 얹어 한 가락 풍류를 읊고는 했었는데, 지금 보여지는 혼탁한 시야는 안개 탓일까, 미세먼지 때문일까? 아른거리는 정경이 시름겹기만 하다. 치악산의 한숨 소리가 예까지 들려난다. 어차피 근본대책이라는 걸 수립할 수도 없을 테고, 방비책이나 대안 수립은 요원한 문제이지만, 우리 국민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행동 강령 같은 가이드북이라도 당국에서 일목요연하게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마저도 얼척 없는 기원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올 겨울은 이래 저래 지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렇게 힘겨운 겨우살이 끝에는 꽃 피고 새우는 새 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실은 봄에도 유난히 황사가 극성을 부릴 테니 그것도 또한 새삼스러운 걱정거리다. 지리적인 여건으로 인한 풍속도가 하나 더 늘어서 주름살을 늘린다. 계절을 뛰어넘은 자연의 횡포라서 무능력한 인간의 현주소만 재삼 확인는 듯하여 무척이나 씁쓸하다.

그렇다 해도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내야 하는 인간인지라 도리라는 게 있고, 마땅히 이행해야 할 처세가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쉬지 않고 분주한 삶의 행위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기왕지사 삶의 여정에 나설 거라면, 보다 나은 내일과 꿈의 실현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기반을 닦기 위한 배움과 연단에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임하고 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본연의 인간성을 갈고 닦으며, 지나온 어제의 발자취를 거울삼아 열정과 성의로 최선을 다해, 성공의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는 미덕을 베풀면서 우리는 오늘을 간다.

가족이라는 소중하고도 귀한 인연으로 시작하여, 사회에서 맺어지는 갖가지 인연의 끈들을 나름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면서 우리의 삶은 영원으로 이어진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을, 귀한 것을 귀하게 바라보는 눈을, 그리고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인식하는 머리를 지닌 우리는 그래서, 늘 더 소중하고 귀하고 아름다운 내일의 꿈을 꾼다. 사람다운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을 위한 모두의 염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애쓴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이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이제 병들어 하늘나라로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 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지난 해 1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느 70대 노모가 3남 1녀의 자식들에게 남긴 메모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여자 혼자의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필사적으로, 헌신적으로 길러준 어머니다. 자식들에게 항상 넉넉하게 해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고, 자식들에게 받은 그 모든 것을 고마워하시는 게 우리들의 어머니시다. 세상의 모든 인연 중에 가장 먼저이며 으뜸인 인연의 꽃이 바로 어머니와의 관계다. 그 인연의 싹으로 시작하여 수많은 인연의 나무는 차차 무성하게 자라나서 숲을 이룬다.

2017년 12월 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BMW 댈러스 마라톤 대회’에서의 일이다. 여성부 1위로 달리고 있던 뉴욕 정신과 의사인 ‘첸들러 셀프’가 결승선을 고작 183m를 남기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다리가 완전히 풀린 첸들러 셀프는 더는 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던 2위 주자에게는 다시없는 기회였다. 그런데 2위 주자인 17세 고교생 ‘아리아나 루터먼’은 첸들러 셀프를 부축하고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첸들러 셀프에게 아리아나 루터먼은 ‘당신은 할 수 있어요. 결승선이 바로 저기 눈 앞에 있어요.’라고 끊임없이 응원하며 함께 달렸다. 그리고 결승선 앞에서 그녀의 등을 밀어주어 우승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날 첸들러 셀프는 2시간 53분 5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2위인 아리아나 루터먼에게 더 큰 환호와 찬사가 돌아갔다. 바로 이 아리나아 루터먼은 어린 나이인 12살 때부터, 댈러스의 집 없는 사람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돕던 아름다운 사람이기도 했다.

흔히 ‘줄 세우는 사회’라는 말을 한다. 성적으로 줄 세우고, 가진 재산이나 권력으로 줄 세우고, 그 줄에서 누구보다 앞에 서려고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등을 조용히 밀어주었던 누군가가 반드시 있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에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뿐, 우리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등을 힘껏 밀어줄 따뜻한 손을 가지고 있다. 남을 도울 기회는 곳곳에 있다. 세상의 모든 인연들이 그렇게 도처에서 오늘도 맺어지고 있다.

초등, 중,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같이 다닌 친구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 친구는 원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는데 다른 친구는 이력서를 내는 곳마다 떨어졌다. 그렇게 그 친구는 취업 준비 생활이 조금 길어진다 싶더니, 몇 년이 지나도 취업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걱정과 조언을 해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있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라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만 늘어났다.

급기야 친구의 부모님도 포기하고 방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여전히 그 친구가 걱정되어 만날 때마다 “취직해, 취직해.” 라고 잔소리를 할 때가 많았다. 그런 어느 날 이 사람은 회사에서 상사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경위서에 감봉까지 억울하게 당했던 날이었다. 너무 힘들었던 그 날 그 친구를 만났고, 그만 이렇게 말해 버렸다. “회사 생활 왜 하는지 모르겠다. 네 팔자가 나보다 백 번 낫네.”

그 친구는 당황한 눈으로 바라봤지만 이 사람은 계속 말했다. “너 그냥 평생 그러고 살아라. 차라리 네가 정말 부럽다.” 그런데 한 달 후, 그 친구가 한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갑자기 왜 심정이 변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까지 나한테 잔소리하던 너마저 포기하는 것을 보고, 나는 정말 끝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무서웠어.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다시 도전하게 되었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동기 부여는 무엇인가? 채찍질하고 강제하고 억압하면 지금 당장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지는 몰라도,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사그라진다. 결국,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는 자신의 날개로 날고 있다. 사람도 자신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의 길을 가면서, 자신의 하늘을 날면서, 인연을 엮고 쌓아간다. 때로는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인연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인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에머슨은 집에서 기르는 송아지가 외양간을 나와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고 송아지를 붙잡았다. 하지만 어린 에머슨의 힘으로는 아무리 밀고 당겨보아도 송아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에머슨은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해, 한 사람은 밀고 한 사람은 당겨 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송아지는 비록 작아 보이지만 한두 명의 힘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연세 많은 할아버지가 다가와 자신의 손가락을 송아지 입에 물려주었다. 송아지는 젖을 빨듯이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 손가락을 물린 채로 천천히 외양간으로 들어가자 송아지는 할아버지를 따라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던 에머슨은 어떻게 그렇게 간단하게 송아지를 유인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송아지는 잠시 자기 어미의 젖을 물고 있다고 착각을 한 거지. 자기를 사랑해주는 어미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따라가기 마련이란다.”

따뜻한 사랑의 힘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이다. 사랑은 그저 따뜻한 손길로 만져 주는 것만으로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사랑이 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이 엄청난 힘을 어디에 쓰고 싶은가? 사랑은 인간 생활의 최후의 진리이며 최후의 본질이다. 우리가 인연을 맺는 모든 본질에는 하나같이 존재하는 기본이 있으니 바로 사랑의 마음이다. 말 못하는 짐승들도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행동이 엄정하거늘,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임에야.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보통은 건장하고 담이 큰 젊은이들이나 즐기는 스포츠다. 그런데 영국의 여든을 넘긴 한 할머니가 도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영국 ‘옥스퍼드셔주’ 출신의 올해 86세인 ‘트리쉬 웨그스태프 씨’다. 웨그스태프 씨의 작은 몸집과 가는 팔다리를 보면 너무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된다. 하지만 그녀는 군인의 아내로서 전쟁터 격전지에서의 생활도 해봤고, 진짜 위험이 뭔지 잘 알고 있는 여성이다.

트리쉬 웨그스태프 씨는 단순히 스포츠와 전율을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이러한 극한 스포츠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모든 도전은 소외계층을 돕는 자선 행사로, 도전에 성공하면 후원단체에 기부금이 전달된다. 이런 나눔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웨그스태프 씨는 15만 파운드(약 2억 2500만 원)의 자선기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수 있었다. “내게 나이가 너무 많아서 더는 새로운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포기해 버린 일들이 있는가? 만약 당신이 너무도 쉽게 그냥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지금쯤, 진짜 하고 싶은 멋진 취미나 직업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한다면 미래에는 그것들을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은 TV 앞에 앉아서, 혹은 핸드폰을 만지는 것 이외에는 많은 일에 도전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일에 만족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순리라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사업가 ‘척 피니’는 1931년 ‘아일랜드’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넉넉지 않은 어린 시절을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았으며, 6.25 참전용사이기도 했다. 그는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면세점인 ‘DFS’ 공동 창업자로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지독한 구두쇠로 유명했다. 값싼 전자시계를 차고 다니고, 비행기는 이코노미석만 고집하고, 개인 자동차도 없으며, 집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항상 허름한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했다.

‘부유하고 냉철하고, 돈만 아는 억만장자’ 미국의 한 경제지에서는 척 피니를 이렇게 묘사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척 피니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회계조사를 받던 중 수십억 달러의 거금이 다른 회사 이름으로 지속해서 지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비자금? 횡령? 사람들은 긴장했고,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 척 피니가 몰래 지출하고 있던 어마어마한 거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금이었던 것이다.

“자랑하지 마라. 받은 이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면 절대 자랑하지 마라.” 어머니에게 이렇게 교육받아온 척 피니는 지금까지 자기 재산의 99%인 9조 5천억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다른 부자들의 기부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척 피니는 바로 ‘빌 게이츠’의 롤모델이라고 한다. 때로는 많이 가진 사람의 돈다발보다 가난한 사람이 기부하는 동전이 더 가치 있고 아름답다고 한다.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 중 아주 작은 일부를 나눴을 뿐이고,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유한 죽음은 불명예스럽다.”고 말한 척 피니의 말처럼 우리 사회도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척 피니는 나의 영웅이고, 빌 게이츠의 영웅이다. 그는 모두의 영웅이어야 한다.” 이 말은 세계적인 부호 ‘워린 버핏’이 한 말이다. 세상의 인연이 소중하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면서 곱씹어봄 직한 말이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성악가를 꿈꾸던 소년이 첫 교습에서 엄청난 혹평을 들었다. “너는 성악가가 지녀야 할 자질이 없어 보이니 포기해라. 목소리가 덧문에서 나는 바람 소리 같다.” 하지만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소년은 어머니의 격려를 받으면서 열심히 연습하고 노래했다. 이 소년이 바로, 훗날 세계적인 성악가가 된 ‘엔리코 카루소’다.

‘미국’에서 모든 일에 호기심이 넘치던 한 소년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석 달 만에 학교에서 쫓겨났다. “너처럼 집중력이 없고 쓸데없는 질문만 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들 수업에 계속 방해만 되니까 더는 학교에 다닐 수 없구나.” 하지만 교사였던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을 집에서 직접 가르치면서, 호기심 많은 아들의 넓은 지식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이 소년이 바로, 훗날 미국의 발명왕이 된 ‘토머스 에디슨’이다.

좌절과 부정적인 말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면 카루소도 에디슨도 꿈을 포기한 채로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 담긴 따뜻한 격려 한 마디는 인생을 바꾸는 큰 힘이 되었다. 절망하지 말자. 종종 열쇠 꾸러미의 마지막 열쇠가 자물쇠를 연다. 끝날 때까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세상과의 인연이 맺어져 있는 한, 그 인연의 끈이 끊어지지 않는 한, 우리의 앞 날에는 언제나 기회의 문은 열려 있을 것이다. 단지 우리가 스스로 그것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고 주저앉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늦게 얻은 딸을 너무 사랑했던 아빠가 있었다. 아빠의 취미는 인형을 좋아하는 딸에게 선물하기 위해 인형을 고르는 것이다. 덕분에 딸의 방에는 예쁜 인형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새로운 인형을 사 들고 돌아온 아빠가 어린 딸에게 궁금해서 물었다. “우리 예쁜 딸은 많은 인형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어떤 인형이 가장 좋아요?” 그런데 잠시 망설이던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인형이라고 내미는 것을 보고 아빠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 인형은 오래전 딸에게 사준 인형이라 지금은 매우 낡고 볼품이 없었다. 아빠가 왜 그 인형이 가장 좋은지 묻자 딸이 대답했다. “이제는 이 낡은 인형을 좋아하거나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으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해 주는 거예요.” 우리는 누구나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헌 것보다는 새것을 좋아하고, 이왕이면 화려하고 멋진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약하고, 부족하고, 불쌍한 것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들이다. 이득이 없어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다. 우리에게 열려진 겨울의 하루, 바로 오늘. 비록 미세먼지가 다소 시야를 어지럽히고, 어쩔 수 없이 입을 막고 있는 마스크 때문에 숨이 가쁘고 다소 불편하게 시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인연들이 화사하고 따스한 미소로 반겨주고 감싸주는 세상으로 향하는 발걸음 마다 힘이 있고, 꿈이 있고, 사랑이 있다. 대자연의 푸근한 미소를 잃지 않고 우리를 지켜주는 치악산은 말한다. “오늘도 서로 사랑하라. 그리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아라. 그것이 너희의 사람 된 도리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