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젠 눈을 감아,
그리곤 세월을 맡아봐,
아마 냄새가 기억을 자극할 걸,


깊게 가라앉아 있던
감정들이 하나씩 생각나고,
기억은 과거 되짚듯
천천히 돌아가는 그 세계에 빠져들어,
더 깊이, 깊이, 깊이


그렇게 먹어가는 나이에
삶이라 부르는 거친 들판
명찰로 가슴에 매달아,

그 후엔 피 흘러도 다 받아들여
헤어짐도, 떠나감도, 숙명까지도,
숨이 아주 멈추는 순간, 차마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의 기억조차


그게 너,
세상에 던져진 까닭이야
그게 너,
세상을 흘러갈 까닭이야
바로 너,
세상과 이별할 이유야


그 단 하나의 존재 이유로 너,
세상을 호흡하는 거야,
그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