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네번째 가상詩集입니다.

2012년 봄부터 씌여진 詩들입니다.
實驗詩적인 성격의 習作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는 역사의 章입니다.

처음 詩人의 길에 入門한 이래로
이제껏 40년 이상을 지어온 詩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詩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판도라의 상자를 가슴에 품어안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풍운아로 떠돌며
詩의 본질을 찾아 헤매고 있는
詩人 林森의 애환이 드러나 있습니다.

林森의 고행은 그래서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의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쭈욱 ~~

詩人의 멍에를 天刑으로 걸머지고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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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 정초 아침 *



시작노트

" 고백, 정초 아침 " 詩作 note

기해년 황금 돼지 해의 아침이 솟아올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묵은 해가 지고 새롭게 열린 한 해의 시작이다. 가진 것 없고 넉넉하게 쌓아놓은 것 없어도 왠지 모르게 배 부르고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에 자못 두근거리는 시점이다. 비록 나눌 것 많지 않지만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더불어 함께 누리고픈 소박한 욕심까지 뭉클 피어오르는 시절이다. 지금이라면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소망이라도 품어 안을 자신이 무럭무럭 생겨난다.

이런 느낌, 이런 기분으로 올 한 해가 늘 풍요롭게 이어져가기를 간절한 염원으로 소망한다. 나 자신이나 가까운 이웃은 물론이고, 모든 인류의 호흡하는 생명들이 한껏 행복해지고, 황금돼지가 간직하고 있는 많은 축복들을 골고루 나누어 누릴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축복으로 만들어 올린 은혜와 혜택들이 온 누리에 가득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이 하늘에 닿는다. 바야흐로 우리에게 정초는 희망이며 꿈이다. 정초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다. 정초는 사랑이며 무궁한 기회다. 그래서 정초는 우리를 들뜨게 한다.

특히 작년이 예컨대 ‘결혼의 해’인 ‘쌍춘년(雙春年)’이었다면 올해는 ‘출산의 해’가 될 것 같다. 올해가 600년 만에 찾아온다는 ‘황금 돼지 해’라는 속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 올해는 60년마다 돌아오는 ‘기해년(己亥年)’으로 60갑자의 10간 중 ‘노란 황금’을 뜻하는 기(己)와 12지의 마지막인 돼지 해(亥)가 만난 ‘노란 돼지 해’이므로 그냥 '황금 돼지 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지난 2007년이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불(火)을 의미하므로 음양오행을 고려해 60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돼지 해’라고 하는 ‘황금 돼지 해’였음이 옳은 말이고, 올 해를 ‘황금 돼지 해’라고 하는 것은 근거 없는 상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근거야 어쨌든 ‘황금 돼지 해’ 열풍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돼지를 매우 길한 동물로 여겨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먹을 복이 있다고 보았다. 이런 관념이 올해 아이를 낳으면 재물 복이 넘치고 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예비산모들에게 출산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싶다. 원래 돼지는 멧돼지처럼 야생에서 살던 동물이다. 사람이 길들여 처음으로 기르게 된 것은 6,000년쯤 전으로,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았던 서아시아지역의 수렵 채집민이 종래의 생활을 바꾸면서 동물을 길들여 가축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4,800년 전, 유럽에서는 약 3,500년 전이며, 한국에 개량종 돼지가 들어온 것은 1903년이다. 현재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품종은 1,000여 종에 달한다. 이들 돼지는 혼자 따로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고 항상 몇 두씩 같이 행동하기를 좋아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서로 어울리다 짝짓기가 되면 수컷들은 한 마리의 암컷을 놓고 쟁탈전을 벌인다. 암컷의 임신 기간은 114일로 일년에 두 번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이 때 한 번에 낳는 새끼의 수는 대개 열 마리쯤으로 어미돼지 한 마리가 5년 동안 백 마리가 넘는 새끼를 낳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다산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보기와 다르게 돼지의 지능은 개보다 높다. 이 같은 사실은 애완용으로 기르는 돼지를 보면 잘 이해되는데, 돼지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로 언어적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연인을 만나기 위해 뾰족한 코로 돼지를 가둔 우리의 빗장을 열고 애교를 떠는 것을 보면 사람 못지않다. 때문에 돼지도 학습과 훈련을 반복하면 개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돼지는 인간과 식성이 유사하고, 장기의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특성이 인간과 가깝다. 이 때문에 돼지장기를 이용해 간, 심장, 신장, 폐와 같은 장기질환자의 장기를 교체하고자 하는 ‘이종장기 생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돼지의 세뇨관 세포를 사용한 장치와 인공 혈액 여과 장치를 조합한 회로를 만들어 몸 밖에서 혈액을 순환시킴으로써 신장의 여과뿐 아니라 능동 수송, 대사, 내분비 기능까지를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이식에 있어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에게 돼지 장기를 이식하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는 돼지의 장기 이식을 통한 당뇨병 치료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단계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안전하게 이식하는 단계가 되려면 향후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우리에게 여러 부위를 제공해 주는 돼지가 이제는 뛰는 염통, 간도 기꺼이 내줄 걸 생각하니 정말로 깊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올 한 해는 특별히 돼지를 더 사랑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여 사람과 더욱 친하면서도 유익한 돼지를 다시 생각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예부터 전해오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식처럼 돼지를 매우 길한 동물로 여겨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먹을 복이 있다고 보는 관념이 더해지면서, 올 해 아이를 낳으면 재물 복이 넘치고 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발전해, 예비산모들에게 출산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싶어 다시 한 번 은근히 다산의 기대를 금할 길 없다. 돼지 만세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와 수염을 지닌 한 노인이 매일 집에서 20킬로 이상 떨어져 있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Sofia)’를 걸어 다녔다. ‘도브리 도브레브(Dobri Dobrev)’라는 이름의 노인은 ‘알렉산더네브스키 대성당’ 근처에서 매일 같이 동전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거지 할아버지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이 할아버지는 20년 동안 구걸하여 받은 돈이 4만 유로가 넘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고 보육원 등에 모두 기부했기 때문이다.

이 할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우리 돈으로 10만 원 정도의 연금뿐이다. 낡고 해진 신발과 옷을 몇 번이나 수선하여 사용하면서도 본인은 항상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2014년에 무려 100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20km를 걸어 다니며 사람들에게 모은 돈은 기부하였다. 그 후 2018년 2월 13일, 향년 104세의 일기로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성인(聖人)처럼 살다간 도브르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남기고자 했던 것은 나누는 것의 많고 적음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일어서길 바라는 선한 행동일 것이다.

도브르 할아버지가 길거리에서 한 푼 두 푼 모은 동전은 소박한 마음으로 만들어진 사랑이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더욱 큰 사랑으로 전달되고 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요즈음, 모든 사람이 행복감에 젖어 있는 순간이지만 잠시나마 소외된 우리 주변에 이웃들도 둘러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라고 한 ‘오드리 헵번’의 말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인생은 단 한 번만 산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번만 살 수 있는 이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계발도 멈추지 않는다. 많은 유혹이 있어도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힘들게 뿌리친다. 그렇게 노력하고 칠전팔기의 도전 끝에 취업에 성공한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사업을 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지금의 이익보다 직원을 위한 회사, 직원의 복리후생을 우선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어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성장하는 최고의 회사를 만들고자 계획한다.

그러나 시간은 처음 마음을 잃게 한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긴 시간 동안 한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타성에 빠지기도 하고 집중력과 열정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안정기로 접어든 회사는 사업장의 매출을 보며, 직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희생하기를 강요하기도 한다. 결국 개인이나 회사나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다.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삶을 힘들게 만드는 여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는 모두 정말 열심히 달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기 위해 가슴 따뜻한 사연을 담아 매일 아침 찾아갔으며, 삶의 귀감이 되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해주었고, 많은 기업과 함께 다양한 나눔 행사를 진행하여 따뜻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 해는 여느 때보다 기부 한파가 매섭다고 하였다. 불경기에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져 온정의 손길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작은 규모에도 초심을 지키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헌신 봉사하는 단체들이 여전히 많이 있음을 증명하면서 정말 바쁘게 봉사의 손길을 펼쳤다.

또한, 처음 마음을 잃지 않도록 다짐하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어루만지는, 언제까지나 진심 가득한 단체가 되겠다는 처음 마음을 늘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참으로 많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단체의 불필요한 규모를 키우려고 하거나 외부에 비쳐지는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고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자원봉사자와 재능 기부자들과 더욱 진실하게, 더욱 열심히 발로 뛰고자 하는 단체들도 아직은 우리 주변에 참 많다고 목소리 높여서 호소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직도 세상은 살만 한 곳이고, 온정은 소외된 곳에서부터 따뜻한 열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희망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유하면서 시작하는 올 한 해라서 마음 풋풋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웃들을 다 챙기고 돌아볼 수는 없다. 아직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외면당하면서 어렵게 견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적인 실태는 우리의 작은 능력과 관심으로 전부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그냥 방치하고 포기할 수는 없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아주 작은 선행일지라도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작은 성의와 열정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생각하며 한 발자국이라도 먼저 가기 위해 노력할 작정이다.

“수없이 물었습니다. 제게 무슨 큰 잘못이 있는 거냐고... 만약 그렇다면 그 벌은 엄마인 제가 달게 받겠으니 사랑하는 내 딸 현아는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그러나 저의 애끓는 기도에도 현아는 아프게 태어났고, 아홉 살이 된 지금도 많이... 아픕니다.” 2014년 11월 인터넷에 소개되어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현아’네 가정에 큰 도움이 되었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사연 하나를 소개한다. 현아는 이름도 생소한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영양성 수포성 열성 표피 박리증’. 물집이 생기고, 피부 곳곳이 벗겨져 극도의 고통을 호소하는 병이다.

얼굴과 몸 전체, 심지어 눈, 식도, 장기, 치아에 있는 피부까지 물집이 생기고 벗겨져 현아는 태어나자마자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지만, 현아는 희망을 이야기하듯 지독한 치료를 견뎌냈다. 그리고 어느새 아홉 살이 되었다. 엄마는 처음 몇 년 동안은 곧 치료제가 나와서 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현아의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출생 때보다 더 물집도 잘 생기고 살도 더 많이 벗겨져서 상처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기 때보다 몸이 커진 만큼 상처도 커져서 매일 치료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린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너무도 큰 고통은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아서 날마다 현아를 집어삼킨다. 아이가 아파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매일 지켜봐야 하는 엄마도 날마다 함께 무너진다. 눈에 보이는 피부만 아프면 좋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 아픈 부분이 더 생겨 더욱 걱정이다.

눈의 각막도 하나의 피부라서 쉽게 벗겨져 눈이 붓고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도 많다. 또 피부 곳곳에 상처 출혈이 많은 만큼 빈혈도 심해서 매일 빈혈약을 먹고 있고, 심장박동도 빨라서 심장약도 먹고 있다. 조금만 스쳐도 피부가 벗겨지는 바람에 손톱, 발톱도 빠진 지 오래고, 치아 상태도 약해서 쉽게 부서지고 녹아 내려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처음에 엄마는 사랑하는 딸이 희귀병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부모로서 평생 이 아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매일매일 벗겨진 살들을 보며 직접 드레싱 치료를 할 때는 두려움에 손을 덜덜 떨었고, 극심한 고통으로 악을 쓰며 우는 딸을 붙잡고 엄마와 아빠는 같이 울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외출을 할 때면, 불쌍한 표정으로 현아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또다시 웅크리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화상이냐, 아토피냐 갑론을박하기 바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엄마가 애를 잘못 봐서 화상을 입었나 보다고, 병원도 안 데리고 가냐고 뒤에서 수군거렸다.

그래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남들의 시선은 얼마든지 받아도 괜찮다. 그냥 또래 친구들처럼 마음껏 뛰어노는 그런 평범한 삶... 그게 그렇게 욕심인 걸까? 오늘보다 내일의 희망을 품는 현아를 보며 엄마는 정말이지 조금씩이라도 현아의 병이 호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아가 건강해져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이어지기를 아울러 기대하는 오늘이다. 정말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가슴 저린 사연이다.

조선 중기의 화가이자 문인으로 ‘율곡 이이’의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성으로 대표되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신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는 소문난 한량이었다. 그런 남편에게 나라를 위한 인재가 되어달라고 간곡히 설득하였다. 신사임당의 뜻에 감화된 남편은 과거급제를 목표로 10년 동안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한양으로 떠나게 된다. 신사임당 역시 남편과의 10년간 이별이라는 매우 힘든 결정을 했지만, 남편의 성공을 위해 괴로움을 참기로 했다.

그런데 한양으로 떠난 남편은 홀로 지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신사임당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바느질 그릇에서 가위를 끄집어내어 남편 앞에 놓고는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나약하다면 저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 가위로 머리를 자르고 절에 들어가던지 아니면 자결하는 게 낫겠습니다.” 신사임당의 단호한 결의에 정신이 든 남편은 다시 한 번 굳게 결심하고 부인과 작별하고 길을 떠났다.

때로는 고난과 역경에 지쳐 의지가 꺾이고 노력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우리가 가진 의지를 나누어 줄 수 있다. 어쩌면 그 의지의 나눔이 이 세상에 위대한 무언가를 남기는 초석이 될지도 모른다. 위대한 인물에게는 목표가 있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소망이 있을 뿐이다. 요즘 민간외교관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는 인물이 있다. 바로 ‘파파리더십’으로 유명한 ‘박항서’ 감독이다. ‘베트남’의 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지난 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갖게 만든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여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룩한 박항서 감독은 지금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고 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AFC 주관 대회’ 결승 진출. 통일 베트남의 첫 ‘아시안 게임 축구’ 4강 진출. 그리고 ‘2018 AFF 스즈키 컵’ 우승. ‘17경기 연속 A매치 무패’ 달성.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박항서 감독에 대한 책이 출판되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되고, 광고모델을 한 자양강장제가 불티나게 팔린다.

이제는 베트남 내에서는 정부 관료, 공산당 고위 간부, 대기업이나 국영기업 사장 및 임원직 정도가 아니면 만나기도 힘든 고위급 인사가 되었다. 이렇게 박항서 감독의 위상을 드높인 베트남 축구의 발전은 감독의 파파 리더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처음 감독으로 와서 베트남어는 한 마디도 못 했던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과 교감을 위해 선택한 것은 모든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고, 따뜻하게 포옹하며 끌어안아주는 것이었다.

히딩크 감독에게 ‘박지성’이 있었다면 박항서 감독에게는 ‘응우옌 꽝 하이’가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따뜻하게 안고 있는 사진은 베트남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 팀이 패했을 때 나는 선수들을 더 안아주고 등을 토닥거렸습니다. 내가 그런 행동을 하자 선수들도 점점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아버지 같은 따뜻한 마음과 접촉이 바로 파파 리더십이란 단어가 생겨난 이유다.

우리는 힘들고 괴로워 좌절했을 때 수많은 조언과 격려의 말보다는, 아버지가 사랑을 담은 손으로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시는 것에 위로받을 수 있다. 진실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전할 수 있다. 진실한 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탁월한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고양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인다. 지금처럼 복잡하고 다채로운 변화와 다양성이 상존하는 시대에는 그 많은 다변화에 우선하는 진정한 마음가짐과 진솔한 표현이 필요하다. 그런 덕목이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가 절실하게 깨달아야 할 삶의 좌우명이어야 한다.

고운 햇살을 가득히 창에 담아 새 해의 아침을 여는 우리의 오늘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천사들의 도움으로 시작된다. 우리 영혼 가득히 하늘의 축복으로 눈을 뜨고 새로운 날, 오늘을 보며 선물로 받음은 우리 모두가 복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고단함은 오늘에 맡겨보자. 우리가 맞이한 오늘은 우리의 용기만큼 힘이 있어 넘지 못할 슬픔도 없으며 이기지 못할 어려움도 없다.

오늘 하루가 길다고 생각하면 벌써 해가 중천이라고 생각하자. 오늘 하루가 짧다고 생각하면 아직 서쪽까진 멀다고 생각하자. 바로 오늘을 내게 맞추는 지혜다. 그렇게 오늘을 사랑해 보자. 사랑한 만큼 오늘을 믿고 일어설 용기가 생긴다. 오늘에 대해 자신이 있는 만큼 내일에는 더욱 희망이 보인다. 나 자신은 소중하다. 나와 함께하는 가족은 더 소중하다. 나의 이웃도 많이 소중하다. 그러나 이 모든 소중함들은 내가 맞이한 오늘을 소중히 여길 때 가능하다.

고운 햇살 가득히 가슴에 안으면서 천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오늘을 맞이한 우리는 복되고 소중한 사람이다. 그런 우리의 오늘은 정말 소중하다. 더욱 매서운 날씨가 움추리게 하는 정초의 시간들이라 살며시 들이미는 창가 햇님이 어찌보면 어색하기도 한 겨울의 하루다. 창가에 놓여진 작은 화분 아래 방긋 꽃을 피워주는 꽃들이 자꾸 움추리며 고개를 숙이고, 창밖의 햇살 받아 포근함을 전해주는데도 바람은 왠지 매섭기 그지없다.

그럴수록 오늘의 이 시간이 알차게 만들어져야만 내일의 희망과 꿈이 이루어지는가 보다. 소중한 하루를 창가에 살며시 내려놓고 또 다시 시작될 내일의 포근함을 전해본다. 사랑하면서, 절실하게 사랑하면서 올 한 해를 살아가고 싶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설사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일지라도, 내가 품고 있는 이 넘치는 사랑을 온전히 전해주고 싶다. 그래서 온 누리에 사랑의 향기가 가득한 올 한 해가 되어지기를 기도한다. 다만 그것이 기도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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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감쪽같이

선홍빛깔 어린 양의 피 제물삼아
속량의 언약으로
화들짝 열리어진 이 날

몸뚱이로 반죽 빚어
모퉁이돌 삼고
날 세워 터 쌓은 하늘,
하늘 울려나는 박수소리에서
가슴으로 기울여 듣는
선혈이 익다

맺히는 피의 방울마다
시대의 아픔
걸지게 손가락질하느니,

눈알 치껴뜨고도 침침한
반푼 청맹과니 주제
실컷 가슴에 못질을 하고
오히려 누군가 업수이여기던 교만
한 방울 피로 흐르고

누추하니 거적 뒤집어써
흉물스런 허접쓰레기
속내 비밀히 감추어놓고
되레 반짝이는 결과 바래던 망상
두 방울 피로 흐르고

늘상 그 타령 허겁지겁
목말라 주린 오장육부
한없는 욕구불만에 들떠
가득 넘치도록 우겨넣던 욕념
세 방울 피로 흐르면,

그토록 방울방울 철 철 피 흘려
아픔 가득히
회개가 잉태되는 오늘 정초 아침
하나 남은 나눔이 화두로 솟다

어린 양이 넉장거리로 누워
헤벌쭉이 비웃고 간다,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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