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네번째 가상詩集입니다.

2012년 봄부터 씌여진 詩들입니다.
實驗詩적인 성격의 習作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는 역사의 章입니다.

처음 詩人의 길에 入門한 이래로
이제껏 40년 이상을 지어온 詩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詩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판도라의 상자를 가슴에 품어안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풍운아로 떠돌며
詩의 본질을 찾아 헤매고 있는
詩人 林森의 애환이 드러나 있습니다.

林森의 고행은 그래서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의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쭈욱 ~~

詩人의 멍에를 天刑으로 걸머지고 있는 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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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와 거기 *



시작노트

" 여기와 거기 " 詩作 note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을 그린,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힐링하라’는 제목의 책이다. “누군가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서로 위로하고 공감해 주고, 누군가 행복한 이야기가 있다면 함께 기쁨을 나눔으로써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스토리텔러 소설가 ‘안하림’의 첫 번째 힐링 에세이다. 저자의 세계는 한 마디로 참 우아하다.

사랑과 행복에 관해 묻는 장편소설 ‘행복을 파는 난쟁이’로 이미 잘 알려진 안하림은, 이른바 현대사회에서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행복한 변화를 위해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고 실천하라고 제안한다. 그동안 수많은 명상 훈련을 통해 마음 치유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 온 저자는 이러한 훈련법들이 지닌 한계점들을 극복하고, 개인적인 행복 뿐 아니라 공동의 행복을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통한 독자적인 힐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함께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모든 인간은 크게는 신의 거대한 스토리 안에서 살고 있지만, 작게는 저마다의 스토리 안에서 살아간다. 저자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이야기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음을 지적하고, 경청과 소통을 통해 누구나 스토리텔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첫 실천으로 잡념과 탐욕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힘내”, “나는 잘할 수 있다”와 같은 긍정의 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개인의 변화를 통해 행복을 얻게 되면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끼쳐 사회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스토리텔링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총 12단계의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한다. 각 단계별로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을 나누고, 나쁜 생각들은 버리고, 좋은 생각들은 스토리를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다.

또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내 몸과 주변사람들, 자연에 감사하고 사랑과 대화를 나누는 단계를 거쳐 스토리텔링의 절정인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야기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이며, 인류의 기원이자 역사이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개인의 삶은 이야기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과 사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이 가져오는 변화와 긍정적인 힘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릴 적에 갖고 있던 심성인 감성적이거나 순수한 성품을 잃어가고, 개인주의적이거나 이기적으로 변하면서 참 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적자생존의 시대에 살면서 누구를, 또는 남을 이기지 못하면 내가 도태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누구나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다보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먼저 이야기한다’ 라는 말로 저자의 의도를 추측해 이해하면서 책을 보기 시작하지만, 결국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참 나가 생성되어져 사랑으로 말하도록 하라’는 저자의 멧세지를 만나게 된다. 삶을 기름지게 할 조용한 충고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니 먼저 듣고, 먼저 사랑하고, 그리고 베풀고, 말하고, 그러면서 참 나를 알아가기에 좋은 길잡이 책이라는 데에 문득 더 큰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상담 중에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정말 마음이란 녀석은 어디에 있는 걸까? 핸드폰 한 줄 소개에 보면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 라고 씌어져 있다. 그 마음은 심장이란 곳에 존재한다. ‘너 안에 나 있다’ 라고 하는 카피도 생각난다. 흔히 사람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함에 있어서도 ‘마음 먹기 달려 있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모든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는 기준을 마음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라고 믿으면서 살아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일 거다. 종종 사는 게 너무나도 버거우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라는 표현을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누구한테 심하게 두들겨 맞은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즉, ‘마음이 아프다’ 라는 것은 내 몸 깊숙히 나를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마음이 작동하고 있어서, ‘아프다’ 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면 내 마음을 잃어야 하는 것이고, 내 마음을 잃지 않으면 사랑을 잃어야 하는 불가분의 관계’ 라고 표현했다. 두 가지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면 온 몸이 아프고, 마음이 행복하면 여유가 생겨, 정신 뿐만 아니라 육체도 건강해진다. 그만큼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상당히 큰 존재다.

건강한 상태의 마음일 경우는 스스로 이겨나갈 수 있지만, 반대로 불건강한 상태에서는 스스로 이겨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는 경우가 많이 일어난다. 때론 자신의 마음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타인의 관계에서 타인의 마음을 아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더 복잡하게 마음과 행동의 조화, 마음과 육체와의 건강한 상태로의 조화로움을 폭넓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흔히 말하는 소통의 어려움이 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묵자’의 책 내용 중에는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은 훈련이 필요한 품성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라는 표현이 있다. 예전 상담 공부를 함께했던 선생님 한 분이 어느 날 ‘마음도 훈련이 필요하다’ 란 말씀을 해 주시면서, 마음도 머리도 사용한 만큼 근육처럼 단단해진다고 표현을 하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바로 마음이다.

진정한 자아를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의 정도에 따라 삶도 변화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얼 하기를 좋아하는가?’ 등등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마음이 하는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운명이 달라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은 자신 안의 선택이다. 그 선택은 중심이 바로 서 있는 마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봄으로써,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진정한 행복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운명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 내면에서부터 싹 터 올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첫 번 째 조건이다.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인간의 생존에 대한 비열한 욕구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고 난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인불명의 백색실명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해지고, 먼저 실명한 사람들은 정신병원으로 격리 감금된다. 모두가 실명한 병실에서 유일하게 시각이 살아있는 주인공 ‘의사의 아내’는, 다른 사람들은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실명 속에서 펼쳐지는 절망의 세계를 통해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식량이 더 이상 배급되지 않아 격리된 병동을 감시하던 군인들마저 모두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와 그 일행은 병동에서 탈출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모두가 눈뜬 세상에서 장님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가장 나약한 자이다. 따라서 모두가 장님인 세상에서 혼자 눈을 뜨고 사는 것은 절대 권력이나 강자일 수가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눈을 뜬다는 것과, 보고 안다는 것과, 깨닫는다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에 맞선다는 것은 고통의 시작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눈을 감고 본능대로 살아갈 때 자신도 눈을 감아버리거나, 눈을 떠도 다른 방향에서 낯선 생각을 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생각과 모양을 말할 때 결국 편견은 시작된다.

집단이 다양성을 상실하게 되면 세뇌로 전락되어 맹목이 된다. 인문적 사유는 다양한 자기 깨달음과 객관적 판단을 만들어 낸다. 아는 자가 만들어 내는 세상에선 모르는 자들도 행복할 수가 있지만, 모르는 자들이 만들어 내는 그 무엇도 아는 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진리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편견과 속단의 늪에 빠져 있다.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한 우리의 삶은 그렇게 값 없이 스러져간다.

결국 사람들이 믿고 있는 진리는, 정의는, 처해진 여건에 따라서,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서 각각 그 의미를 달리한다.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상황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시간과 공간의 괴리를 극복할 수는 없다. 낯선 결론을 내리게 되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면서 너무나도 당황스러워 하던 기억이 있다. 결코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던 종말이 과거의 기억처럼 아련해지는 어지러움도, 우리는 살면서 종종 경험하게 된다.

여름에는 겨울이 그립고, 막상 추운 겨울이 오면 여름을 꿈꾸는 게 사람이다. 혼자 있을 때는 외로움에 울지만, 함께 있으면 더러는 귀찮고 짜증나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도 역시 사람의 속성이다. 요는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신의 심지를 굳게 지속시키는 심상, 즉 마음의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이유다.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은 그 행실로 쓴 맛을 되씹게 되고, 마음이 선하고 인자한 사람은 그 행동으로 진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무릇 시선을 얼굴에만 두게 되면 오만한 것 같이 보이고, 허리띠에 두게 되면 근심하는 것 같이 보이고, 너무 기울이면 간사하게 보이게 된다. 사람은 온순하고 공손하면서도 엄숙해야 하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아야 하고, 친절하면서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또 너무 온순하면 엄숙을 잃기 쉽고, 너무 위엄이 있으면 친근감이 적어지고, 너무 공손하면 부자연스러워진다. 물론 쉽지 않은 도리다. 그래서 사람은 모름지기 ‘중용(中庸)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다산(茶山) 정약용’선생은 평소에 가르치시기를 “발은 무겁게 하고, 손은 공손하게 가지고, 입은 다물어야 하고, 머리는 곧게 하고, 눈은 단정하게 가지고, 인상은 정숙하게 가지라”고 하셨다.

사람의 모든 행동의 그 기본은 몸가짐이다. 무릎을 벌리고 서지 말 것이며, 뒷짐을 지고 서지 말 것이며, 서 있을 때 손가락을 벌리지 말 것이며, 몸의 중심이 잡히지 않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 이상과 같은 자세는 곧 자신의 인격에 마이너스를 가져오는 자세이므로 삼가야 한다. 무릇 행동은 공경스럽게 해야 하고, 용모가 엄숙하면 생각이 깊은 듯이 보이며, 말을 안정되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사사로운 욕심을 쫓아서도 안되며, 뜻이 지나치게 넘쳐도 안되고, 즐거움이 도를 넘어 극에 이르러서도 안된다.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가까이 하되, 공경하고 두려워 할 것이며, 재물을 쌓아놓되 쓸 줄을 알아야 하고, 편안한 것을 편안하게 여기되 능히 그것을 옮길 줄도 알아야 한다. 너무 교훈적인 제언이라서 다소간의 거부감도 있겠지만, 기왕지사 시작한 바 필자가 작심하고 이어보자.

재물을 대하되 굳이 얻으려고 하지 말고, 어려운 일에 임하여서는 굳이 모면하려고 하지 말며, 서로 다투되 굳이 이기려고 하지 말고, 물건을 나누어 갖되 굳이 많이 가지려 하지 말며, 의심나는 일이 있더라도 굳이 따지려 들지 말고, 성실한 행동으로서 자기보다 남을 이롭게 하며, 사람은 행동에 의해서 스스로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라는 정도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사람의 위대한 종말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라 하지 않던가?

특히 우리 인생에서 분별력은 아주 중요하다. 지혜는 분별력이다. 우리의 삶에서 선택하고 결단할 때 중요한 것은 분별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냉철한 머리로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음은 따뜻해야 하지만 머리는 차가워야 한다. 머리가 뜨거우면 분별력을 상실하게 된다. 분별은 차가운 머리로 해야 하지만, 사람을 품는 것은 따뜻한 가슴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마음에도 온도가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의 온도를 잘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마음이 차가워질 때 우리는 교만해지고 완악해진다. 마음이 차가워질 때 사랑이 식는다. 아울러 마음이 식으면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사라진다.

행복도, 불행도 마음에서 나온다. 사랑도, 미움도 마음에서 나온다. 몸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잘 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마음을 잘 쓰면 복을 받고, 마음을 잘못 쓰면 화가 임한다. 아주 평범한 진리이며, 아주 당연한 진실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덕목이며 기려야 할 생각이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숨 쉬고 있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마음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발견하자.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 장점보다는 단점이 자꾸 눈에 띈다면 자신의 사고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보자. 사람 사는 사회가 완벽할 수는 없다. 어디에나 결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취할 점만 취하고 나머지는 보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성격상 굳이 그걸 끄집어내서 고쳐주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런 행동은 곧 반목과 분란만 야기한다. 그러지 말자. 어떤 모임이나 단체든지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 그 배울 점만 배우면 되는 것이다.

굳이 남을 고쳐주고 싶다면 자신을 먼저 바꿔서 그 향기가 주위에 퍼져나가도록 하자. 나는 변하지 않은 채 남을 바꿀 수는 없다. 사람은 감동을 받지 않으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억지로 바꾸려는 건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단지 그 점만 명심하면 된다. 지금은 거의 손 편지를 안쓰지만 과거에는 밤을 새워가며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장황하게 긴 사연을 쓰고도 할 말이 더 있어서, 끝머리에 ‘추신’을 덧붙이곤 했던 기억이 있다.

추신은 왠지 또 하나의 시간들이, 삶이, 다시 주어지는 기회처럼 느껴진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멈칫 뒤를 돌아보면서 혹시 떨어뜨린 것, 또는 잊고 떠나온 것은 없나? 하고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점검하게 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탓일까? 아니면 뭘까? 최근 들어 부쩍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네 삶도 음악 악보의 되돌이표처럼 그렇게 어느 시점 만큼 훌쩍 되돌아 갈 수 있다면, 그래서 다시 살아질 수 있다면, 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없듯이 우리의 지나 온 삶의 조각들 또한 다시 흩어놓았다가 새롭게 조합을 하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렇더라도 살면서 혹여 깜빡 놓친 것, 잊고 있었던 것들이 있을텐데, 편지를 쓰고 추신을 덧붙이듯이 삶의 여정에서 아쉬웠던 것들을 되짚어 찾아내고 보완해 나갈 수 있다면, 앞으로의 삶이 마음으로 좀 더 부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가 지금 살고 있는 ‘여기’와 필자가 전에 살았던 ‘거기’, 아니면 필자가 나중에 살게 될 또 다른 ‘거기’에서도 하나같이 진리의 가치가 일정하게 존중되는 삶을 살고 싶다. 사랑하는 마음, 더불어 사는 마음, 그리고 영원까지 이어지는 마음으로, 주어진 삶을 차곡차곡 메꾸어가고 싶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 해의 날들 속에 이 넉넉한 마음이 깃들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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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오밤중인데 어찌
꽃을 피워낼까요 ?
오 ! 신기하게도 여긴
오밤중에도 꽃 피어나네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주저함 없이, 머뭇거림도 없이
꽃이 피네요

거긴,

뜨겁게 햇살 쏟아지는 한낮에도
꽃 안피더니만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요
오 ! 무정하게도 거긴
한낮에도 꽃 안피더니요

나 살 여긴,

새 하늘이라선가요 ?
새 땅이라선가요 ?

나 살던 거긴,

버려진 하늘이란 건가요 ?
버려진 땅이란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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