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네번째 가상詩集입니다.

2012년 봄부터 씌여진 詩들입니다.
實驗詩적인 성격의 習作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는 역사의 章입니다.

처음 詩人의 길에 入門한 이래로
이제껏 40년 이상을 지어온 詩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詩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판도라의 상자를 가슴에 품어안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풍운아로 떠돌며
詩의 본질을 찾아 헤매고 있는
詩人 林森의 애환이 드러나 있습니다.

林森의 고행은 그래서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의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쭈욱 ~~

詩人의 멍에를 天刑으로 걸머지고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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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픈 계절이라면 *



시작노트

" 아픈 계절이라면 " 詩作 note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하마 12월이다. 이럴 수가 있을까? 정녕 이토록 허무하고 허탈할 수도 있는 겐가?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 19’라는 광풍이 도무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즈막에 와서는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인류에게 엄습한 재난 중에 이런 건 없었다. 눈을 씻고 역사를 되짚어 봐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동안 쌓아온 인간의 모든 지식과 방책들을 모조리 물거품으로 돌리고, 오늘 현재도 이 극악한 시련은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수립했던 단기 전략은 모두가 무용지물이 되었고, 중장기 대책에 이어 이런저런 장기 전략을 세계 각국에서 모색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특출날 것도, 눈에 뜨일 것도 없는 임시 방편이며 사후약방문에 갑갑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그저 확신없는 대안을 막연하게 설정해놓은 채, 언제일지 모르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에다가, 막연하게 개개인의 조심과 예방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이야말로 무대책이요 진퇴양난이다.

그러니 어쩌랴. 자주 언급하는 말이지만 애초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는 게 강자’ 라는 말을 곱씹으면서 그저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이제 마지막 한 달 남은 올 한 해가 이미 예정된 혼란과 파괴의 나날이었다면, 밝아오는 새 해에는 진정한 희망과 회생의 날들로 장식되기를 염원할 뿐이다. ‘인간사 새옹지마’ 라는 옛말도 있고, ‘쥐 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힘들고 버거운 날을 인내하고 견디면 필경 좋은 날, 웃을 날 돌아오리라. 그리 믿고, 어차피 주어진 오늘이 우리에게 시련으로 점철된 아픈 계절이라면 일단 그걸 인정하고, 이 고통을 참으며 이겨내야 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의 삶을 되짚어보면서 내 이웃과의 관계를 잘 살펴볼 일이다. 살면서 무의식 중에 드러내었던 많은 실수와 민폐들을 모두 잘 기억하면서 스스로 각오와 다짐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그 속에 노래를 지니고 있고, 매화는 평생 추위와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빛은 천 번 이즈러져도 원래 모양은 남아 있고, 버드나무 줄기는 백 번 찢어내도 또 새로운 가지가 난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도 누구나 그 사람만이 지니고 있는 마음씨가 있다. 없으면서도 남을 도우려고 하는 사람, 자기도 바쁘지만 순서를 양보하는 사람, 어떠한 어려움도 꿋꿋하게 이겨 내는 사람, 어려울 때 보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사람,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주려는 사람, 나의 허물을 감싸주고 나의 미흡한 점을 고운 눈길로 봐주는 사람, 자기의 몸을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과도 같이 상대를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 인연을 깨뜨리지 않는 사람, 삶을 진실하게 함께 하는 사람,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촛불을 켜지 않아도, 넉넉한 마음과 진한 과일향이 풍기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슴 아파 하지 말고 나누며 살다 가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리니 믿으면서 이웃과 나누며 살다 가자. 누구를 미워하지도, 누구를 원망도 하지 말자.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적게 가졌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세상살이, 재물 부자이면 걱정이 한 짐이요, 마음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인 것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마음 닦는 것과 복 지은 것 뿐이라는 성현의 말을 기억하자.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날도 그리 많지 않은데,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어영부영 허송세월로 보내면 되겠는가? 가슴 아파하며 살지 말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너그럽게 살다 가자. 그리고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도록 해보자.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 치료약. 웃음이야말로 노인을 즐겁게 하고 젊어지게 만든다는 것도 잊지 말자.

또한 가능하면 화를 내지 말자.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자는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그리고, 시간 내서 자주 기도를 하자.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녹이며 천년 암흑 동굴의 어둠을 없애는 한 줄기 빛이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사랑을 하자. 소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부드러운 대화와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육십 오년이나 걸렸다.

심리학자 ‘케이치프 노이드’의 말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6가지 감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감옥에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힘들다고 한다. 우선 첫째 감옥은 ‘자기도취’의 감옥이다. 우리 주변의 공주병, 왕자병에 걸린 사람들을 한 번 생각해 보자. 정말 못 말리겠는 사람들 말이다. 둘째 감옥은 ‘비판’의 감옥이다. 이 감옥에 들어간 사람은 항상 다른 사람의 단점만 보고, 비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친구가 없다.

셋째 감옥은 ‘절망’의 감옥이다. 이상하게도 이 감옥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데도 의외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항상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고, 불평하며 절망한다. 넷째 감옥은 ‘과거지향’의 감옥이다. 옛날이 좋았다고 하면서, 현재를 낭비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현재가 더 좋은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과거에만 연연하다 보니 현재의 의미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가 없다.

다섯째 감옥은 ‘선망’의 감옥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라는 속담도 있다. 어쩌면 이 속담이 꼭 들어맞는 감옥이다. 내 떡의 소중함을 모르고, 남의 떡만 크게 본다. 마지막 여섯째 감옥은 ‘질투’의 감옥이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괜히 배가 아프고 자꾸 헐뜯고 싶어진다. 사람은 이 6가지 감옥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이러한 감옥에서 탈출할 수가 있다. 이런 감옥은 과감히 부숴버리고 자유롭게 비상하는 날들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밤새 배달된 귀한 택배 선물이 도착해 있다. 바로 ‘하루’라는 선물이다. 선물상자를 열면 하루 분량의 시간과, 각자에게 알맞은 일상과, 움직여 섬길 수 있는 건강이 들어있다. 신기한 것이, 매일 아침 배달되어지는 이 선물들은, 성서에 나오는 ‘뱃세다 광야’의 ‘오병이어 바구니’처럼, 축복과 감사로 쓰면 자꾸만 내용물이 생겨나고, ‘가나안 혼인잔치’의 ‘물 항아리’처럼 순종과 섬김으로 사용하면 더 좋은 재질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선물을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다른 이들이 상상도 못한 것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선물을 시들시들 말려버린다. 선물이 선물로 보이지도 않고, 누가 보낸 것인지에 관심도 없다. 매일 받으니 시들해 한다. 인생의 날 동안 그토록 많이 배달된 이 선물을 하루도 감사와 기쁨으로 꽃피우지 못하고, 불만과 짜증과, 원망과, 한숨으로 썩혀버린다.

똑같은 선물을 가지고 어떤 이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누리고, 어떤 이는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갇혀 지낸다. 어떤 이는 마음에 천국이나 극락의 분점을 계속해서 열고, 어떤 이는 지옥의 가맹점을 확장해간다. 살아있는 동안 이 선물상자는 계속 배달된다. 선물이 오는 동안의 하루하루는 내일의 꿈과 연결되는 기회다. 편지에 답장을 하듯이 선물에 대한 각자의 반응은 기회를 얻을 수도, 놓칠 수도 있다. 영원으로부터 와서 매일 단 한 번씩 주어지는 이 귀한 선물, 우리는 하루라는 이 선물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길 가의 풀 한 포기라도 하찮은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도 따지고 보면 풀 한 포기와 다르지 않다. 각자가 풀로 태어났고, 사람으로 태어났고, 무엇으로 태어났는지가 현실적으로 다를 뿐이다. 어느 골짜기의 들꽃 한 송이에도 아름다운 삶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소중하듯이 풀 한 포기, 들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있다. 풀밭에는 풀벌레가 살고, 들에는 들꽃이 핀다. 그렇게 풀에는 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들에는 들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서로에게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엑스트라가 되기도 한다. 필자도 무엇으로 살 것인가가 중요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때로는 주인공으로, 때로는 엑스트라로, 내가 무엇으로 살까 보다, 어떤 것으로 내가 살지라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싶다. 그러려면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는 마음이 필요하다.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함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무르는 마음이 필요하다.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자.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자. 인생은 어차피 홀로 서기, 함께 있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는 것도, 미래에 대한 갈망도 부질없는 것이다.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보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삶의 방식이다. 물질 욕망에 대한 집착과 소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은 ‘허심(虛心)’, 바로 빈 마음이다. 비움이 있어야 자유롭다. 삶의 고통, 기쁨, 슬픔, 즐거움, 모두 순리대로 오고 가게 하자. 들풀처럼 바람 부는대로 자신의 운명을 맡기자. 그래야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불가 용어에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게 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이나 일, 물건과의 만남도, 또한 깨달음과의 만남도 그 때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혹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시절 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바로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법이다.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 밖에 없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는 것은 인연이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내 품 안에, 내 손 안에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재물 때문에 속상해 하거나 인간 관계 때문에 섭섭해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기왕지사 한 번 맺은 인연이라면 김 매고 물 주어 좋은 인연으로 가꾸며 살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 지낸 것처럼 주춤하는 사이에 쏜 살같이 지나갈 12월이다. 엉절거리고 주저앉아 후회나 비탄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다. 비단 아픈 계절이라 하더라도 상처나 흔적에 얽매어 신음할 여유 따위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날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오늘부터 이어질 올 해의 하루 하루들이 바로 우리 남은 삶 전체를 좌우할 근원이며 주춧돌이라는 걸 명심하자. 그리고 이 날들이 바로 우리 삶의 행복과 기쁨을 선물할 씨앗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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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바뀌는 마음의 페이지엔
잎새 부대끼는 바람으로
긴 사연을 적어보자

바삭이는 목소리 끝으로
이내 떨구어 구르는 그 잎새
실핏줄 매디인 양
성글게 계절 빚으면

저 머언 어딘가에다
추억 송두리째 내동댕이치고
내밀해진 사연마다
아릿한 통증만 살아나

세월처럼 더 멀어진 그대
하냥 그리움으로 오는 걸

우지끈 쿵쾅 떠그르르 쏴아아....

나무 통곡하는 옆에서
덩달아 목쉬도록 울음 울며
숲그늘 어귀에서
단절된 사연으로 길 떠난 그대

잎새엔 바람내음 솔솔 풍겨
오늘도 빈 가슴만 헤집는
아픈 계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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