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예상하고 있는 출판 계획 상으로 보자면
세번째 詩集이 될 詩들의 묶음입니다.

2010년 후반기부터 2012년 봄까지의 詩를 모았습니다.

역시 힘든 세상살이의 단면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고달프고 버거운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는 미래의 또 다른 삶과
행복의 추구에 관한
보헤미안 林森의 깨달음의 속내가
절절하게 배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詩人 만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렇기에 누구나가 스스로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
차례 차례 감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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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따라 *



시작노트

" 길 따라 " 詩作 note

덥다. 참으로 덥다. 더워도 더워도 이건 너무 덥다. 그냥 무지 덥다. 한동안 장맛비가 정신 못차릴 정도로 퍼부어대더니만 지쳤는지 이젠 잠잠하다. 그리고 그렇게 깨끗해진 대기를 뚫고 볕이 무작정 쏟아져내린다. 비 대신 꽂힌다. 열기가 온 누리를 확 확 달구고 있다. 지금은 그런 여름 한 낮이다. 그러니 자연히 늘어질 수 밖에. 축 축 늘어지는 육신을 달래느라, 정신을 보듬느라 여간 힘 들지 않다.

길 따라 이어지는 날들이지만, 그래서 더위라는 기왕지사 약속되어진 계절의 증거지만, 알면서도 야속타. 적당히 타협 좀 해줄 양이라면 그럭저럭 날씨 탓 안하고 순응하겠지만, 대책이 안선다. 어차피 인간들 바람 따위야 자연의 횡포 앞에서는 바람 앞의 등불이다. 그저 덧없는 몸부림이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목욕이라도 하면서 이 여름 이렇게 날 도리밖에 없는가 보다. 하늘 보고 통사정하면서.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어느 가수가 외쳤다. ‘인생은 마라톤과 비슷하다’고 또 어느 학자는 소리 했다. 그래서 무조건 최고의 속도로 달리기 보다는 적당히 속도를 조절하면서 슬기롭게 완주하는 것이 삶의 지름길이라는 가르침을 얹었다. 물론 인생에 왕도는 없다. 누구나 한 번 살고 가는 삶인데, 따라서 각자의 경험이라는 것도 일천하기 그지 없다. 피차가 처음 살아보는 경험이고, 그것이 성공과 실패로 구분되어진다고는 해도 어차피 그 경험은 오로지 자신만의 것이다. 그리 살다가 죽는 것이 인생길이다.

과연 그 인생길을 어떻게 걸어야 잘 걷는 걸까? 물론 답을 명확하게 내릴 사람은 없다. 누구도 이미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추측만으로 이리 저리 방법론을 모색해볼 수도 있는 것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언이나 권면을 통한 격려와 동행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위로 받으면서, 꿈을 꾸면서, 오늘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 이 세상을 떠나가게 될지, 헤어짐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도, 인생길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지만, 결국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만 세워가며, 인색한 용서와 이해심으로 화합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아낌 없이 사랑하며 살아도 짧고 짧은 시간들인데, 베풀어주고 또 줘도 남을 것들인데, 한 줌도 안되는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를 자청하며 살았는지, 돌아보면 어떤 때는 후회막급이다.

무거운 권력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자태도, 그날이 오면 다 벗고 가는 것은 인지상정, 따뜻이 서로를 위로하며 보듬어주고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더 사랑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천 년을 살면 어떨까? 만 년을 살면 또 그러할까? 사랑한 만큼 사랑받고, 도와준 만큼 도움받을 것인데,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 몸부림 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을 깨달으니 한숨만 나온다.

어차피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모두 헤어질 것을, 미워하고 싸워봐야 상처 난 흔적만 누덕 누덕 달고 갈텐데, 이제 살아 있고,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우리는 다 떠날 나그네들인 것을, 뒤 돌아보는 여유로움과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삼 원초적인 상념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고운 미소와 아름다운 말 한 마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세상이다. 인정이 메마르고, 야박한 인심만 판을 치는 각박한 현실에 가슴이 저리다. 그런 가운데 한 줄기 빛인 양 밝음을 선사하는 미소 안에 담긴 마음은 배려와 사랑이다.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는 우리를 아름답게 하며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 댓가 없이 짓는 미소는 자신의 영혼을 향기롭게 하고 타인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말은 스스로의 내면의 향기다. 칭찬과 용기를 주는 말 한 마디에, 어떤 이의 인생은 빛나는 햇살이 된다. 아름다운 말 한 마디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을 윤택하게 하고 사람 사이에 막힌 담을 허물어준다. 실의에 빠진 이에게 격려의 말 한 마디, 슬픔에 잠긴 이에게 용기의 말 한 마디, 아픈 이에게 사랑의 말 한 마디, 지금 한 번 건네보자. 자신이 오히려 행복해진다. 화사한 햇살 같은 고운 미소와 진심어린 아름다운 말 한 마디는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하는 보석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날들 속에 영원히 미소 짓는 사람이고 싶다. 더불어 사는 인생길에 언제나 힘이 되는 말 한 마디를 기꺼이 건네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으로는 참 쉬운 일인데 왜 이리 행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야속하지만 그렇기에 사람은 미완성의 개체라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항상 노력하고 반성하면서, 앞을 향해 나아가려고 애쓰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는 도달하게 될 완성의 날을 위한 고행의 길을 걷는 건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공식은 물론 어디에도 없다. 잘 사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있다. 그래서 배우고 힘 쓰는 거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기울이는 노력은 아침이슬처럼 빛난다. 설사 노력의 끝을 맺지 못하더라도, 노력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결국은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신의 자유가 소중하듯이 남의 자유도 똑같이 존중해주는 사람, 남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기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실수를 감싸 안는 사람, 남이 나의 생각과 관점에 맞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옳지 않은 일이라 단정 짓지 않는 사람, 나의 사랑이 소중하고 아름답듯, 그것이 아무리 보잘 것 없이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사랑 또한 아름답고 값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누구 때문에” 라는 변명이 아니라 “내 탓이야” 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 기나긴 인생길 결승점에 일등으로 도달키 위해 다른 사람을 억누르기 보다는 비록 조금 더디 갈지라도 힘들어하는 이의 손을 잡아 당겨주며 함께 갈 수 있는 사람, 받은 것들을 기억하기 보다는 늘 못다 준 것을 아쉬워 하는 사람, 부족함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은 넉넉한 사람, 그런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인생길에 내 마음 꼭 맞는 사람이 어디 있으리요? 난들 누구 마음에 그리 꼭 맞으리요? 내 귀에 들리는 말들 어찌 다 좋게만 들리리요? 내 말도 더러는 남의 귀에 거슬리려니 해야 할 거다. 세상이 어찌 내 마음을 꼭 맞추어 주리요? 마땅찮은 일 있어도 세상은 다 그런 거려니 하고 살아야 할 거다. 사노라면 다정했던 사람도 멀어져 갈 수 있지 않겠는가? 온 것처럼 가는 것이니 무엇인가 안되는 일 있어도 실망하지 말자. 잘되는 일도 있지 않던가?

사람이 주는 상처에 너무 마음 쓰고 아파하지도 말자. 세상은 아픔만 주는 곳이 아니니 누가 비난했다고 분노하거나 서운해 하지 말자. 부족한데도 격려하고 세워주는 사람도 있지 않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냈다고 너무 안타까워 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더불어 사는 것이 좋지만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인생은 종래 떠나가는 배,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있으리요? 그러려니 하고 살자, 우리...

세상에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우리 입에서 나간 말이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둘째는 화살이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셋째는 흘러간 세월이다. 흘러간 세월은 흐르는 물 같아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런데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길이 있다. 그것은 반성이라는 법정에 서서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서 무엇을 잃었으며, 또한 무엇을 얻었는가? 라고 묻는 것이다.

하루를 지내면서 잠시 여유 있을 때,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반성의 법정에 한번 서 보자. 잃은 것 보단 얻은 것이 많아 흡족한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마음 마저 막막할 때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 했지만 우리의 바람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 스치고 지나는 먼 회상 속에서도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고단한 인생길 먼 길을 가다가, 어느 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기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견디기엔 마주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길 기다리며, 더 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보고픈 사람,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삶이 되길 바라게 된다.

비록 지금까지 살아온 길은 험하고 순탄치 못하며, 실패와 좌절로 점철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면 우리는 다시 도전할 가치를 찾아야 한다.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고, 좌절로 엎어진 과거가 있어서 다시 일어나 성공의 길로 내닫는 힘의 원천이 생겨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하는 말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군대가 전쟁에 참패를 당하여 전멸되고 말았다. 간신히 살아남은 몇 명의 패잔병들이 모두 숲 속으로 도망쳤는데, 그 중에는 군대를 이끌던 장군도 있었다. 그러나 그 장군은 전쟁에 참패한 것이 수치스러워 칼을 빼 들어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그 때 동굴 어귀에서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거미는 바람으로 인해 6번을 연거푸 실패했으나 7번 째에 가서는 드디어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을 지켜본 장군은 무언가 깨달은 듯이 벌떡 일어나 “난 겨우 한 번 실패했을 뿐이다!” 라고 외쳤다. 그 후 다시 참가한 전쟁터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었다. 첫 번째 실패했을 때,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깊은 좌절에 빠진다. 두 번째 실패했을 때,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의 슬픔을 느끼지만, 처음보단 낫다. 세 번째 실패했을 때, 견디긴 어렵지만, 조금만 더 해보면 이란 희망도 조금 생긴다.

그렇게 네 번, 다섯 번... 그러다 보면 어느새 성공 앞에 성큼 다가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라는 말, 잊지 말자. 실패가 있어야 무너지지 않을 단단한 성공을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더라도 항상 또 다른 기회는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실패라 부르는 것은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추락한 채로 있는 것이다.” ‘메리 픽포드’의 말을 기억하자.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성공과 실패의 조건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내부에 깃든 요인을 발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잘 살펴보면 원인은 항상 자신이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도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느 마을에 40대 부부가 담 하나를 놓고 나란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두 부부가 사는 것은 정반대였다. 한 부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다른 부부는 시부모님에 두 아이까지 함께 살지만, 언제나 웃음이 넘쳐났다.

늘 싸움을 하던 부부는 옆집을 찾아가 그 비결을 묻기로 했다. “이렇게 많은 식구가 사는데 어떻게 작은 싸움 한 번 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자 옆집 남편이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아마도 우리 집에는 잘못한 사람들만 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놀란 부부가 다시 물었다. “잘못한 사람들만 산다니요? 그게 무슨 말인가요?”

옆집 남편은 웃으며 다시 말했다. “가령 제가 방 한가운데 놓여 있던 물그릇을 실수로 발로 차 엎었을 때, 저는 내가 부주의해서 그랬으니 내가 잘못했다고 합니다. 그럼 제 아내는 빨리 치우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또 저희 어머니는 그걸 옆에서 보지 못한 당신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모두 자신이 잘못한 사람이라고 말하니 싸움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좋은 건 내 탓! 나쁜 건 네 탓! 언쟁의 지름길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땐 ‘덕분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땐 ‘괜히 저 때문에’ 라는 말로 시작해보자. 작지만 따뜻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과거의 탓, 남의 탓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인생은 호전한다. 필경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커다란 결과를 만들어내는 요인임을 명심하자. 작은 마음가짐이 전파되어서 커다란 기적을 만들어내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1개 소대가 벌판 한가운데서 적에게 포위당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대원들은 무더위와 갈증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들에게 남아 있는 물이라곤 소대장 허리춤에 있는 수통 1개가 전부였다. 소대장은 비장한 마음으로 수통을 열었다. 그리고는 자기의 수통을 부대원들에게 건네주었다. 부대원들은 수통을 돌려가며 저마다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통이 다시 돌아왔을 때 소대장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통 안의 물이 반 이상이나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마실 전우를 생각하느라 입만 적셨던 것이었다. 여전히 찰랑거리는 수통은 부대원들에게 새로운 힘을 줬다. 서로를 이렇듯 위하는 마음이라면, 적들이 밀려와도 두려울 것이 없고 고통을 나눌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끝까지 버티며 지원군이 올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살면서 힘들 때일수록, 어려울 때일수록, 절박할 때일수록, 주변 사람들을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우리의 그 마음이 부메랑이 되어 힘들 때, 어려울 때, 절박할 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우리에게 부여된 현실이, 여건이, 고난이 만만치 않아서 걱정될 때 우리는 무엇을 보면서 스스로를 비교하는가? 우리가 처해진 입장이, 상황이, 처지가 난감하고 버거울 때 우리는 과연 누구를 향하여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가? 우리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쳐다보며 비교하려 든다. 그러나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스스로를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다.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마음의 지혜다.

남루한 차림의 한 남자가 막대기 하나에 의지한 채 산길을 걷는다. 그리고 맨발로 막대기의 끝을 잡고 앞장서는 아이는 앞을 못 보는 남자의 다섯 살 난 딸이다. 날씨가 안좋아 아빠가 일하지 못하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빠를 일터로 데려다준다. 산길을 혼자 걷기에도 벅찬 어린 나이에 말이다. 아버지는 매일 60여 그루의 코코넛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딴다. 부녀가 그렇게 합심해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약 7,800원. 필리핀에 사는 부녀의 ‘출근길’이다. 영상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오늘 우리의 출근길은 어땠는가? 꽉 막힌 도로에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대중교통 안에서, 한숨만 쉬고 있진 않았을까?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오늘도 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행복해.’ ‘나 혼자 힘으로 일터로 향한다는 것도 행복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 행복해.’ 짜증 가득했던 출근 시간이 행복 가득한 출근 시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우리 인생길에 항상 함께 할 보배는 무엇인가? 행복한 우리의 길을 비출 밝은 빛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물어 답을 찾자. 중국 송나라 때에 지방의 한 벼슬아치가 보석 감정인을 찾아 왔다. “이 옥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지 감정해 주시오.” 한참 동안 옥을 자세히 살펴보던 감정인이 말했다. “이 옥은 세상에서 구하기 힘든 진귀한 보석입니다.” 사실 그가 옥을 감정한 이유는 송나라 재상 ‘자한’에게 청탁을 할 때 바칠 생각이었다.

다음날 그는 그 옥을 가지고 자한을 찾아가 말했다. “세상에서 구하기 힘든 진귀한 옥입니다.
제가 보배로 여기며 지금까지 보관해 왔지만, 이제는 자한님께 바치고자 합니다.” 그러나 평소 청렴하고 고결한 인품을 지녔던 자한은 이를 거절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은 이 옥을 보배로 여기고 있으나, 나는 탐내지 않는 마음을 귀한 보배로 여기고 있소. 내가 이 옥을 받으면 우리 둘 다 귀한 보배를 잃어버리는 것이 되지 않겠소? 그러니 도로 가지고 가시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당신이 가질 수 있는 보물 중 좋은 평판을 최고의 보물로 생각하라. 명성은 불과 같아서 일단 불을 붙이면 그 불꽃을 유지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꺼뜨리고 나면 다시 그 불꽃을 살리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평판을 쌓는 방법은 당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오늘도 길 따라 간다. 길 따라 걸어간다. 길 따라 살아간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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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곳에 길 하나가 있다
길이라 부르기엔 시답쟎게 조봇한 길

차라리
피로쌓인 눈알 흰자위에 실핏줄로 보이는 길

....이지만
홀연한 망각 결코 되돌 수 없어

명확한 단절로 느껴지는 이유였던
그 길,
별빛도 없이 어두워져가는 검은 하늘
통째로 가슴 향해 달려들면

길은
오래 다닌 산책코스처럼 평안한 꿈 익어
그녀의 발그레한 미소속으로 묻혀간다

우리가,
길따라 어디론가 가는 건 그곳에 꼭
가야하기 때문 아니라
이곳에 더이상 머물지 못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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