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68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네번째 가상詩集입니다.

2012년 봄부터 씌여진 詩들입니다.
實驗詩적인 성격의 習作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는 역사의 章입니다.

처음 詩人의 길에 入門한 이래로
이제껏 40년 이상을 지어온 詩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詩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판도라의 상자를 가슴에 품어안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풍운아로 떠돌며
詩의 본질을 찾아 헤매고 있는
詩人 林森의 애환이 드러나 있습니다.

林森의 고행은 그래서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의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쭈욱 ~~

詩人의 멍에를 天刑으로 걸머지고 있는 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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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딸기 *



시작노트

" 뱀딸기 " 詩作 note

모처럼 시간을 내서 집 근처 야트막한 산에 올랐다. 전에는 그래도 수시로 찾던 산자락이었는데 무에 그리 바빴는지, 아니면 이젠 이나마라도 산이라고 힘에 부쳐 등을 돌리기로 작심한 겐지, 아무튼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오솔길을 오르다가 문득 깊 옆에 소복히 자리한 뱀딸기 한 무더기를 발견했다. 언제적의 감상이었는지는 기억도 아삼삼하지만 젊었을 제 이 녀석들에게 유난히 정이 가서 조심스레 퍼다가 집 안의 작은 뜨락에 심었던 추억이 있었다.

딴에는 제법 정성을 기울여 본답시고 물이며 자양제며 챙겨 먹였는데도 불과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수명을 다해서, 퍽이나 서운했던 단상이 떠오른다. 그러면서도 열매로 매달린 빨간 결실들이, 꽃으로 피어난 다른 어떤 모양 보다도 눈길을 끌어, 가능하면 곁에 두고 오래 감상하고픈 욕심에 짧은 삶마저도 방해를 한 듯 하여 무척이나 미안한 마음이 솔솔 풍겨도 났었다. 아마도 제 자리가 아니면 잠깐이라도 살기조차 버거웠던가보다.

그 시절 그 녀석은 아니지만 마치 오래 된 인연을 만난 것 같아 한참을 쭈그리고 앉아 귓속말을 나누다가 발이 저려 오금을 펴니, 마침 봄바람 살살 불어와 그 작은 손을 흔들어주는 앙증맞은 폼새에, 이별을 아쉬워 하면서 빨간 볼을 더욱 진하게 물들이는 작은 뺨에, 짐짓 쌓였던 피곤이 저만큼 달아나버렸다. 세월은 하마 이렇게 흘렀는데, 세상은 진즉 이토록 변했는데, 산자락 뱀딸기는 변함없이 수줍게 피어나 날 기다리고 있었구나. 내가 차마 잊고 살아온 시간들 사이에서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각종 기념일이 많이 들어있다. 새삼스레 가정의 소중함을, 따스함을, 그리고 가까운 인연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솟아오르는 봄기운에 어울리는 새로운 소망과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건지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담금질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 관계, 임의로 조절할 수도 변경할 수도 없는 절대적인 혈연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소중한 힘이며 재산인 건가를 가슴 깊이 감사하면서 이 달을 살아가기를 권면한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버지, 저 오늘 너무 감사해요.” “뭐가 그렇게 감사하니?” “교통사고가 났는데요, 차는 찌그러져 못쓰게 됐는데 저는 다친 데가 한 군데도 없어요. 그래서 감사해요.” 이 말을 들은 아버지가 말했다. “참 다행이구나. 그런데 아버지는 오늘 하루가 너보다 몇 배는 더 감사하구나. 아버지는 오늘 하루 동안 교통사고도,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거든.”

특별한 날이고 좋은 일이 있어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작고 소소한 일상들이 가장 큰 행복이고 기쁨이다. 아침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으며 일어나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잠 자리에 들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그러니 아주 많이 감사하면서 사는 특별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이 나 자신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그렇게 오늘 주어진 이 시간을 뜻있게 활용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시작노트에는 필자의 개인 의견은 끝내고, 대신 어느 모녀의 슬픈 실화 ‘우리 딸 사랑해’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적는다. 우리에게 현재 주어진 모든 현실에 많이 감사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 우리 엄마는 남의 집에 가서 그 집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한다.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가정부라고 불렀다. 왜 우리 엄마는 남의 집 일을 하는 건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참 사춘기였던 나는 엄마가 창피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해서 날 창피하게 만드는 엄마가 죽도록 미웠다.

그래서 나쁜 애들이랑도 어울리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했다. 엄마도 나 때문에 속상하고, 창피당해 보라는 맘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한 번도 날 혼낸 적이 없다. 그런 엄마는 더 싫었다. 차라리 마구 때리고 혼을 내지, 화도 못 내게 만드는 너무 착한 우리 엄마가 싫었다. 그런데 엄마는 사실은 많이 속 상했나 보다. 늘 웃기만 하던 엄마가 울었다. 괜히 가슴 아파서, 질질 짜는 게 싫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그렇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나는 한 쪽 눈을 잃었다. 온 몸은 피투성이었고, 놀라서 쫓아 오는 엄마의 모습은 흐릿게만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병원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엄마가, 아주 어렵게 내 한 쪽 눈을 되돌려 줄 망막을 찾았다고 했다. 그게 누구냐고 묻는 나의 말에 엄마는 그냥, 죽을 병에 걸린 어떤 고마운 분이, 자기는 어차피 죽을 거니까 좋은 일 하고 싶다고, 자기에 대해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려니 했다. 그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나는 다시 눈을 찾았다. 그리고 다시 그렇게 나쁜 짓만 하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엄마가 이상했다. 전화기도 제대로 못 잡고, 비틀비틀 거리고 그랬다. 나는 엄마에게 “힘도 없는 엄마가 쓸 데 없이 남의 집 가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쓸 데 없는 짓 좀 하지 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 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해대고 그러면 내가 아주 짜증 나.”

엄만 요새 부쩍 말랐다. 원래 삐쩍 마른 엄마라서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 부어서, 안 울려고, 눈물 안 보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정말 이상했다. “이쁜 우리 딸, 엄마가 정말 미안해. 다 미안해. 엄마가 우리 딸, 우리 애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엄마가 그동안 그런 일 해서 속상했지? 우리 딸, 응? 그런데, 이제 엄마 그 일 안 해도 될 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었어. 이제 우리 딸 맛 있는 것도 사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그럴 수 있을 만큼 많이 벌었어. 그런데, 말야. 혹시, 우리 딸... 우리.. 딸... 엄마, 조금 오래 여행 갔다 와도 괜찮지? 우리 딸 혼자 두고 여행 가서 미안하지만, 엄마 가두 되지?”

“가던지 말던지. 그렇게 돈 많이 벌었으면 오기 싫으면 오지 마.”
“그래, 고맙다. 역시 씩씩한 우리 딸이야.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것도 꽉 채워놓고 가고, 우리 딸 좋아하는 잡채도 많이 해 놓을게. 잘 있어야 돼. 엄마가 혹시 많이 늦어도. 알았지?”
“엄마,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뭐 하려고 키웠어?”
“........”

엄마는 정말 이상했다. 하지만. 평소에 표현을 잘 안 했었기 때문에 그냥 넘겼다.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봄이었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이었다. 부엌에 나가보니 밥이 차려져 있었다. 그런데 아침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창했다. 내가 좋아하는 거란 음식은 다 있었다. “여행 갔나 보네. 췌! 딸 버리고 여행 가면 기분 좋나?” 그런데, 왠지 불길했다. 그날 이상했던 엄마의 행동이 머리를 스쳤다. 엄마 방에 가보니 엄마 침대 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있었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 딸, 일어났구나.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가, 많이 아팠어. 우리 딸 엄마 많이 걱정한 거 엄마 다 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그런데 또, 미안한 게 있네. 우리 딸한테. 엄마, 여행이 많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거랑, 우리 딸 생일에 먹을 케익이랑, 다 넣어 놨는데. 우리 딸 생일 촛불은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 봐.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엄마가, 이것 저것 차렸어.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 때 쯤이면... 엄만,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 딸한테 엄마 안 좋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엄마가 이리로 왔어.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어쩜 이렇게 이쁘니? 우리 딸...

근데, 엄마는 한 쪽 눈만으로 보니까 자세히 못 봤어.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는 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 거니까... 너를 낳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엄마는, 남은 사람을 위해서 엄마의 모든 것을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이 될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들한테...

받은 돈은... 우리 딸 꺼야. 미안한 생각 하지 말고, 우리 딸 좋은 남자 한테 시집갈 때, 엄마가 아무 것도 해줄 께 없어서... 이렇게 밖에는 혼자 남을 우리 딸 한테,,. 해줄 께 없어서... 내 딸아. 씩씩하게, 엄마 없어두, 잘 지내야 한다. 알았지? 엄마가 이 하늘에서, 여행 끝날 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우리 딸 울지 않고. 잘 있는지...

너무 사랑해서,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엄마는 두려울 게 없었다. 우리 이쁜 딸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행복했어. 사랑한다, 너무나. 우리 딸, 엄마 사랑하지? 말하지 않았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이 스웨터는 우리 딸이 갖고 싶어 하던 거야. 이거 입고, 다가올 겨울도 씩씩하게 나야 한다. 엄마가 말이 너무 많지? 그만 해야지. 싫어할라.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꺼라는 거 잊지 말으렴. 사랑한다... 사랑한다... 엄마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엄마. 나 우리 착한 엄마 딸. 나두 데리고 가지 왜 혼자 갔어? 있잖아. 여행 너무 오래 하지는 마. 알았지? 여행 너무 오래 하면... 딸 화낼 거야. 정말 너무 너무 사랑했는데, 내가 말 못 한 거... 다 알지? 나 슬플 때, 하늘을 볼게. 그럼... 엄마가 나 보는 거잖아. 지켜본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엄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엄마... 사랑해...

이렇게 외쳐도 다시 볼 수 없는 엄마이기에 눈물이 그치지가 않습니다... 엄마. 사랑해... 사랑해... 엄마, 보고싶어요.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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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듬뿍
관심 받을 요량
빨간입술 색칠하고
양지녘 오솔목
가시덤불 한 켠으로

소담스레 무리지은
소망 아련하니

오는 이 눈길 맞추려
솔솔바람에도 머리 흔들어
안달안달 하다가
본척 만척 돌아서는 발걸음
야속하다 바라보며

한숨 시름 모두어
잔 떨림에 감추누나

순간 한껏
사랑 훔칠 심사
동그랗게 모아쥐고
한적한 오르막
구름 쉬는 그루터기

꿈결인 양 피어오른
정념 소박하니

가는 이 손길 기둘려
한뼘햇살에도 이슬 반짝여
복달복달 하다가
하산 채비 서두르는 무관심
서운하다 쳐다보며

낙심 원망 매조져
가녀린 잎 터는구나

하필이면,
하필이면
쌔고 쌘 들풀 사이
뱀딸기로 솟아나

긴긴 밤 달무리에 숨어
제 홀로 사위느니
가련한 청춘아,
내 청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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